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개발의 주인공 구타라기 겐(久多良木健) 소니 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소니는 구타라기 겐 사장을 SCE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후임으로 히라이 가쓰오(平井一夫) SCE 미국 지사장을 임명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 등 외신이 1일 보도했다. 소니는 이번 경영진 교체가 "경영진의 라인 업(Line-up)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WSJ은 이번 인사가 표면적으로는 구타라기 사장의 승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선 퇴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구타라기 전 사장은 PS3 출시 연기와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물량 축소 등으로 입지가 흔들려 왔다. WSJ는 하드웨어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엔지니어 출신의 구타라기와는 달리 히라이는 소프트웨어와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SCE 미국지사에서 근무한 신임 히라이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번 인사를 계기로 SCE의 경영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타라기 전 사장은 PS1에서 PS3에 이르는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로 지난 94년 PS1의 성공을 계기로 승진가도를 걸으면서 한때 소니 최고경영자 후보로도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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