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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지주 사장보다 국민은행장을 먼저 뽑겠다고 밝히면서 차기 국민은행장을 두고 유력 후보 간 물밑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에서는 특정지역 인사가 유력하다는 설(說)이 급속히 퍼지고 있으며 일부 후보군에서는 '본인 알리기'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어 내정자는 4일 "지주 사장보다 국민은행장을 먼저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KB지주 사장 자리가 공석이어서 사장을 먼저 뽑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지만 지주 자산의 95%를 차지하는 행장을 먼저 뽑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는 차기 행장 선임작업을 예상보다 빨리 진행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오는 13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 이전에 어 내정자가 어느 정도 차기 행장을 점찍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행장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후보는 이달수 KB데이터시스템 대표와 최기의 전략담당 부행장이다. 이 대표는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개인영업지원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조직 장악력이 있고 강정원 전 행장의 신임이 두터워 강 전 행장이 KB 회장으로 갔다면 차기 국민은행장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최 부행장은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수석부행장으로 현직 임원 중에서는 가장 행장직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강 전 행장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정연근 전 KB데이터시스템 대표와 심형구 신탁ㆍ연금그룹 부행장도 최근 행장 후보로 널리 언급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대구상고를 졸업해 연세대에서 경영학석사, 명지대에서 경영학박사를 취득했다. 강력한 업무 추진력과 풍부한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강경상고 출신인 심 부행장은 영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이외에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영입했던 윤종규 전 전략담당 부행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차기 행장은 TK(대구ㆍ경북) 출신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귀띔하며 "일부 후보는 벌써부터 경영 비전을 세밀하게 준비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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