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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직격탄 수제버거 고사위기

실속 소비 추세에 대응못해<br>패스트푸드에 고객 빼앗겨<br>실적 악화로 시장 급격 위축… 크라제버거 매장 30개 줄어

크라제버거 매장

'패스트푸드 햄버거'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해온 수제버거 유명 브랜드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국내에 수제버거 시장을 열고 업계 1위를 지켜온 크라제버거는 지난해 초만 해도 90여개에 달하던 매장 수가 1년 사이 60여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근래에는 명동, 홍대, 가로수길 등 핵심 상권에 자리잡은 매장들이 문을 닫았다.

크라제버거의 본사인 크라제인터내셔날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53억원으로 2011년의 365억원에서 소폭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은 2011년 4억원에서 지난해 57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가맹사업으로 매장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메뉴ㆍ서비스 등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실패해 고객들이 이탈한데다 지난해 론칭한 텍사스치킨,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등 신규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제버거 시장이 성장가도를 달리던 2010년 이후 아워홈(버거헌터), 신세계푸드(자니로켓), CJ푸드빌(빕스버거) 등 대기업들도 시장에 잇달아 진출했으나 아직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아워홈의 버거헌터는 지난해 매장을 2개 여는 데 그쳐 현재 매장 수는 11개다. 불황으로 외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데다 지난해부터 동반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외식사업에 대한 규제 분위기가 형성돼 출점을 자제했다는 게 아워홈 측 설명이다. 신세계푸드의 자니로켓 역시 매장 수 7개로 아직 실적이 미미하다는 평가다.

CJ푸드빌의 빕스버거는 지난 2011년 문을 연 복합외식시설인 CJ푸드월드에 입점한 1호점에 이어 지난해 10월 인천에 문을 연 2호점이 전부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빕스버거는 신메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연구개발을 통해 다른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안테나숍'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제버거 시장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황기를 맞아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판매하는 퀵서비스레스토랑(QSR) 브랜드들이 다양한 가격 할인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고객 몰이에 나선 반면 크라제버거 등 수제버거 브랜드들은 QSR 브랜드에 비해 2~4배 가량 높은 가격대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 크라제버거의 햄버거 단품 메뉴 가격은 8,000원~1만원대 수준이다.

수제버거 시장의 위축과는 대조적으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QSR 브랜드들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리아의 매장 수는 지난 2011년 말 기준 990여개에서 지난해 말 1,070여개로 늘었고 현재 1,090개가 운영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약 50여개의 매장을 새로 열어 매장 수가 300여개로 늘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수제버거 시장에서 기존 크라제버거 등 대기업 계열 브랜드들보다는 서울 이태원, 가로수길 등에 생겨난 독립 매장들이 독특한 메뉴와 차별화된 맛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불황기 실속형 소비가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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