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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월 16일] 전열 정비한 삼성, 새로운 각오로 뛰기를

삼성그룹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1~2명 선에 그칠 것이라던 이야기와는 달리 전자와 금융계열사 중심으로 10명의 이동이 이뤄졌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12년 동안 삼성전자를 이끌어오면서 국내외에 삼성 전문경영인의 상징적 인물로 확실하게 각인된 윤종용 대표이사 총괄부회장이 후진을 위해 용퇴하고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도 이미 물러나기로 예정돼 있는 등 인사 내용이나 규모로 볼 때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언젠가 이뤄질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를 대비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사장단 인사가 전자와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그대로인 점을 보면 변화와 안정을 꾀한 것이라는 게 더욱 적절한 해석으로 여겨진다. 삼성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곧 임원인사를 할 예정이다. 비자금 사건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털어내고 전열을 정비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이제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더 힘차게 뛰어 그동안의 경영차질을 만회하고 재도약해야 할 것이다. 삼성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전자와 금융의 경우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반도체ㆍ가전 등에서 일본 등 외국 경쟁업체들의 합종연횡을 통한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또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수종 사업 발굴도 급하다. 이를 소홀히 하면 이건회 회장이 말했던 대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부와 경영권의 정정당당한 승계와 지배구조 개선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그동안 그룹경영의 지휘부였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는 까닭에 이런 일들의 효율적인 진행이 과거보다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그룹의 주력인 전자와 금융사가 이를 주도할 수밖에 없어 이들 회사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삼성의 실패는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삼성이 이번 인사를 계기를 정도경영과 경쟁력 강화에 힘써 국민의 신뢰를 얻고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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