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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래소의 설득력 없는 액면분할 주장


지난 20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상장사 액면분할 유도를 위한 간담회에서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영풍 관계자에게 계열사인 영풍제지처럼 액면분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순간 간담회장의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영풍과 영풍제지는 '영풍'이라는 이름을 같이 쓰고 있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는 액면분할을 유도하는 거래소의 준비 부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거래소는 지난해10월에 이어 올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급하게 두 번째 간담회를 열었다. 주총 전에 정관변경 사안인 액면분할을 더 알리기 위해서다. 기업들의 반응은 지난해 10월이나 이번이나 별반 다를 바 없이 미지근하다. 이날 참석한 38개 기업 중 거래소의 질문을 받은 상장사 관계자들은 모두 액면분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상장사들이 액면분할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은 거래소의 근거가 설득력이 없는데다 실제 액면분할이 기업가치 증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액면분할을 통해 월급쟁이들도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 등 우량주를 보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거래소가 초고가 상장사들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해 제시한 사례는 영풍제지·인터지스·와이지플러스(전 휘닉스홀딩스) 등 모두 저가주다. 영풍제지는 주가가 2만원대며 인터지스와 와이지플러스(전 휘닉스홀딩스)는 1만원도 안 된다. 고가주들이 이들 사례를 보고 액면분할에 나설지 의문이다.

액면분할이 기업가치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거래소는 삼성SDS 주가가 저액면으로 발행한 덕분에 100% 이상 올랐다고 역설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삼성SDS는 지난해 11월25일 기준으로는 42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22만원대로 떨어져 공모가(19만원)에 근접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액면분할에 대해 "기업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재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유인이 없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업 가치 극대화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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