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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제조업 기반 굳건한 나라 위기에도 강했다

■ 글로벌 침체 속 한국·독일 선방했는데…<br>제조업체 속속 U턴한 미국도 세계경제 버팀목 저력 과시<br>인도·그리스·스페인·영국 등 취약 국가는 내리막길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재조명을 받았던 제조업이 유럽 재정위기가 몰고 온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해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ㆍ영국 등 제조기반이 취약한 유럽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로 하락하고 아시아에서도 제조업이 약한 인도 경기가 가파르게 꺾인 반면 제조기반이 굳건한 독일이나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제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갔던 제조업체들이 속속 'U턴'하고 있는 미국도 아직까지 세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를 계기로 제조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각국의 치열한 제조업 육성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독일연방통계청은 23일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미약한 성장이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중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에 그치고 영국 경제도 3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독일 경제의 저력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전문가들은 역내 경기침체의 역풍에도 독일이 아직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는 힘의 원천을 탄탄한 제조기반에서 찾는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경제조사업체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의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2.3%로 유럽 국가들 중에서 단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한 그리스와 스페인 등은 재정위기로 정부 지출이 막히자 성장동력을 창출해내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을 겪고 있다. 그리스의 제조업 비중은 10% 안팎, 스페인도 13% 수준에 그친다.

이 같은 현상은 아시아 각국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줄곧 7%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오다 올 1ㆍ4분기에 GDP 성장률이 5.3%로 급락한 인도는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의 제조강국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취약한 제조기반은 브릭스(BRICs) 국가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인도 경제를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제조업 비중은 GDP의 15% 수준으로 아시아 표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제조기반 없이 부국이 된 주요국이 없고 향후 15년간 이내 경제활동인구에 도달하는 2억5,000만명의 젊은 노동력을 흡수할 산업은 제조업밖에 없다"고 인도 경제가 직면한 한계를 지적했다.



제조업 비중이 30%에 달하는 중국의 경우 최근 경제 경착륙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7% 중후반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신규주택 판매가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뚜렷한 경착륙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강국으로 한때 미국을 위협하던 일본 경제가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는 것도 엔고와 고령화 등의 복합 요인으로 인해 제조업 공동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본은 2011회계연도에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해외투자가 국내투자를 웃도는 등 제조업의 국내 이탈이 심화하면서 고용위축과 소비감소, 경기악화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이고, 한때 금융업에 치우치던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최근 제조업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며 "전세계가 생산기지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이 어렵다고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일본이 뿌리째 공동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계는 제조환경 개선을 위해 법인세 인하와 사회보장비용의 기업부담 경감, 자유무역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와중에 제조기반이 날로 약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의 황인성 상무는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아직까지 제조업이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제조업이 굳건한 독일ㆍ한국, 그리고 최근 제조업체의 귀향이 잇따르고 있는 미국 경제가 잘 버티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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