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독자를 고려하듯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들이 무엇을 눈여겨보는지 먼저 고민해본 뒤 작성하는 것이 좋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기업 인사담당자 162명을 대상으로 '신입 채용 시 자기소개서 항목별 평가 중요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원 동기'를 꼽은 사람이 3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성격 및 장단점'(32.7%), '생활신조, 가치관'(31.5%), '입사 후 포부'(30.9%), '목표 달성(성과) 경험'(27.2%) 등의 뒤를 이었다. 자기소개서 모든 항목을 공들여 써야 하지만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관심 깊게 보는 지원 동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 배점이 높은 항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사담당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소개서 항목별로 작성 전략에 대해 사람인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인사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 항목 중에서도 지원 동기를 으뜸으로 꼽았다. 지원 동기는 지원자가 얼마나 마음을 다해 입사를 원하는지, 입사한 뒤에는 얼마나 열정을 다해 일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십 곳의 기업에 원서를 내야 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재활용하더라도 지원 동기만큼은 기업마다 새로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원 동기는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게 유리하다.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입사하고 싶어한다는 점, 어떤 능력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 등을 사례나 경험을 곁들어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융권에 도전한다면 관련 보유 자격증을 강조하거나 공모전 경험 등을 살려 평소 금융맨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지원 동기를 풀어가야 한다.
성격의 장단점 부문은 지원자의 장단점을 토대로 발전 가능성과 논리력, 재능 등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이다. 이 때문에 장점만 쓴다거나 단순히 장단점을 나열하는 데 그치면 감점을 받을 수 있다. 이 항목은 6대4 혹은 7대 3 정도로 장점의 작성 비율이 조금 더 높게 쓰되 희망 직무에 필요한 장점과 보완해서 장점화 할 수 있는 단점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단점을 쓸 때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일의 진행이 늦어질 때가 있다. 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시간 관리에 신경 썼고 조별 과제의 조장을 맡아 친구들의 시간과 숙제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면서 신속해졌다"처럼 '단점 언급', '개선 노력', '장점 승화'의 구조가 바람직하다. 단 허위와 과장은 좋지 않다.
생활신조와 가치관은 기업의 인재상과 비전, 핵심가치,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성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명언이나 속담 등을 많이 활용하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일화를 바탕으로 인사담당자를 설득하는 것이 좋다.
생산관리에 지원하는 경우 "제 생활 신조는 '보고 또 보고'입니다. 평소 말과 행동이 신중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라며 서술한다면 불량률을 줄여 높은 생산성을 내야 하는 업무수행에 적합해 보이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반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요구하는 광고 기획 등 직무에는 정반대의 자기표현이 필요하므로 업무 특성에 맞게 자기 신조와 가치관을 작성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를 쓸 때는 꼭 목표를 담아야 한다. 이 항목에서 기업이 궁금해하는 것은 지원자가 어떤 비전과 계획을 세우고 회사에 들어오려고 하는가 이다. '열심히 하겠다'라는 단순한 각오나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과대포장은 안 된다. 입사 후 포부의 작성 방향은 본인이 입사해서 하고 싶은 일, 어떤 열정과 자세를 가지고 일하며 어떤 부분에 이바지하고 싶은지, 기간에 따른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 순으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표 달성 경험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쓰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 문어발식 성공 나열은 오히려 감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원자의 기준에서 성공 횟수보다 기업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제대로 성공을 경험한 것이 중요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목표한 역량을 쌓는 과정을 잘 표현해보자. 예를 들어 외국어 성적 우수 지원자라면 "어학연수를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오전에는 아르바이트를, 오후에는 외국어 전용 카페에서 공부를 병행하며 국내에서 꽤 높은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처럼 영어점수로 자신을 부각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는지 알리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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