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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학교기금 71만弗…탄탄한 재정이 내실 밑거름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2부. 선진교육 현장을 가다 <5> 美 윌리엄스大 힘의 원천은

샘 크레인 교수의 정치학 수업시간(위쪽). 33명이 듣는 이 수업은 이 학교에서 수강인원이 많은 편에 속한다. 아래쪽은 중국詩 강의 모습. /사진=김재현 타임스퀘어비주얼 대표 time2visual@gmal.com

교수 1명이 학생 2명 집중교육 '옥스퍼드형' 개별 수업 의무화

전공 구애없이 폭넓은 교양 중시 봉사·연극등 다양한 과외활동 장려

학교 평판·성적·졸업생 진로 실적 하버드등 아이비리그와 어깨 견줘
지난달 말 찾아간 메사추세츠주 중서부의 버크셔힐소재 윌리엄스 칼리지는 막 시작된 새 학기의 활력이 가득 차 있었다. 캠퍼스 이곳 저곳에서는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보는 학생,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윌리엄스 칼리지는 적은 정원의 학부중심으로 운영하는 대학(리버럴 아츠 칼리지ㆍLiberal arts college)이면서도 학교 평판, 입학생들의 성적, 졸업생들의 진로 등을 놓고 보면, 하버드 예일 등 아이비리에 뒤지지 않는다. 학교 홍보책자의 첫 표지에는 고교 우수학생 가운데 44%가 윌리엄스 칼리지를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통계를 싣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중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진학, 취업 등 필요한 곳에서는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국에서 요즘 수많은 대학들이 지향하고 있는 '강한 대학'의 좋은 본보기인 셈이다. 오전 10시 시작된 샘 크레인(Sam Crane) 교수의 정치학원론 시간. 33명의 학생들이 수강한 이 수업은 이 학교에서 수강인원이 가장 많은 수업의 하나로 꼽힌다. 크레인 교수는 당시 한창 논란이 됐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를 예로 정치와 미디어 등의'권력의 의미'에 대한 강의와 함께 질문을 쏟아냈다. 학생들의 대답이 이어졌지만, 크레인 교수는 만족하지 않는 듯 했다. 수업이 끝난 후 그는 "1학년 들이 수업을 주로 듣고, 개강 후 실질적으로 첫 수업이어서 학생들의 호응이 떨어졌다"며 "한달 뒤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학생과 교수의 비율은 7대1이다. 또 모두 수업은 교수들이 진행한다. 다른 대규모 대학의 경우, 1~2학년 수업의 상당부분을 대학원생들이 진행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면 교수실을 찾거나 이메일 등을 통해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 특히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옥스포드형' 개별수업의 경우, 학생 2명이 한 명의 교수로부터 집중적인 수업을 받게 된다. 매 시간 부여되는 과제물이 200페이지가 넘는다. 부담이 큰 수업이지만, 비판적인 사고와 글쓰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적격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공에 구애 없이 폭넓은 교양을 쌓을 수 있다는 점도 우수학생들을 모이게 하는 큰 매력.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손한나(20ㆍ영문학 3학년)양은 "스탠퍼드, 버클리 대학의 수업을 청강해봤는데, 솔직히 고등학교 선생님이 더 잘 가르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소규모 수업으로 교수님과 충실히 공부할 수 있는 이 학교를 택했다"고 말했다. 손양은 대학 졸업 후 의과대학원으로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이 졸업하기 위해서는 32개 과목을 들어야 하고 이 가운데, 전공은 9~11개 과목이 충분하다. 따라서 나머지 과목들은 학생들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는 인문학, 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33개 전공이 개설돼 있다. 경제, 영문, 정치, 미술 화학, 수학 등이 인기 전공으로 꼽히며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에서 조사한 데 따르면 학생들의 평균 공부시간(수업제외)은 주당 35시간에 달한다. 하루에 평균 6~7시간은 공부를 해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봉사, 연극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하고 있다. 손양의 경우만 하더라도 고등학생에 대한 무료 과외, 유기 농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내실있는 교육은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윌리엄스만 하더라도 학교기금은 15억달로 학생 1인당 71만달러 꼴이다. 충분한 교육여건을 갖추는 것은 물론, 재정적 도움을 신청한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신청학생 부모의 연간 소득이 평균 8만1,000달러였다. 학교 졸업 후 약 20%의 학생들은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유명대학의 대학원에 곧바로 진학하고, 나머지는 금융기업, 컨설팅 회사, 언론 등 적성에 따라 다양한 직장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수년내에 다시 학업으로 돌아와 대학원을 마친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윌리엄스와 같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인재를 배출하는 또다른 요람이다. 앰허스트, 스와츠모어, 미들버리대 등도 아이비리그와 경쟁하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연구성과에 주목적을 두고 있는 반해,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인재양성에만 주력한다고 할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졸업한 웰즐리대는 여자 명문학교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 때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다니기도 했다. 대학과정을 통해 다양한 학문적 기반을 닫고, 사고의 폭을 넓히도록 하는 것이 이들 리버럴 아츠 칼리지들의 공통된 교육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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