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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관료 사회가 본 큰 정부

관료 입장에서 본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기자는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직위에 상관 없이 이런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그 결과 관료들은 뜻밖에도 ‘작은 정부’ 구현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모 부처 고위 관료는 “관료 사회가 보기에도 현재 정부 조직은 너무 비대해졌다”며 개편이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정부 조직 개편 청사진을 제시하는 관료들도 적지 않았다. B 부처 관료는 “기획예산처 기능을 현재보다 대폭 줄여야 한다.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ㆍ정보통신부 3개 부처는 기능별로 통폐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 부처 관계자는 “현재 나눠진 통상 기능도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한 부처에 일임해야 한다”며 “농림부와 해양수산부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본인이 처한 소속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조직 개편의 방향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 간에 대대적인 정부 조직 개편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도 관료 사회에 확산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본인이 몸 담고 있는 조직에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고 생각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 조직 비대화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에 관료들의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 부처 사무관은 “정부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까지 손을 대고 있다. 과거에는 두세 단계 거치던 결재 라인이 서너 단계로 늘면서 업무량은 많아졌는데도 일의 속도는 더디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공무원연금 적용 대상자는 지난 2002년 93만 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0만 명으로 무려 7만 명이나 늘었다. 정부 몸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현 정권은 “정부 크기가 아니라 일 잘하는 정부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공무원 내부 분위기는 자성론에 가깝다. 공무원 수가 늘면 쓸데없는 규제나 절차가 늘어나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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