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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26일] 스티븐 지라드


스티븐 지라드(Stephen Girard). 신생 미국을 망국의 위기에서 구한 사람이다. 프랑스 태생(1750년)인 그의 출발점은 외항선원. 13세 때 배를 타 5년 뒤부터 뉴욕과 서인도제도를 오가는 무역선의 선장으로 돈을 모았다. 미국 독립전쟁에서는 영국의 봉쇄를 뚫고 생필품을 공급하며 명성도 쌓고 선단도 대규모로 키웠다. 1793년 필라델피아에 갑작스레 황열병이 퍼졌을 때 여느 부유층과 달리 저택을 병원으로 개조하고 환자들을 돌봐 ‘시의 영웅’으로 선정된 적도 있다. 부인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은 채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어도 존경 받는 부자였던 그는 1811년 영업기한이 만료된 제1합중국은행 본점을 인수해 금융업자로 변신했다. 진가가 빛난 것은 1812년 영국과의 전쟁. 국민 대다수가 원하지 않는 전쟁을 벌였던 미국은 숙련노동자의 주급이 2달러50센트였던 시절에 입대 보너스 124달러 및 월급 8달러, 토지 130만㎡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병사를 모집해 전선으로 내보냈으나 줄곧 밀렸다. 장담했던 캐나다 점령은 고사하고 디트로이트까지 내줬던 1813년 초에는 재정도 바닥났다. 전쟁을 반대하던 북부 자본가들이 돈을 내놓지 않던 상황에서 지라드는 국채 판매를 도맡아 1차분으로 810만달러를 건네줬다. 정부 총수입(980만달러)에 버금가는 자금이 돌아오자 전황도 펴지고 미국은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라드의 돈이 나라를 구한 셈이다. 1831년 12월26일 81세로 사망한 지라드의 전성기 때 재산을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1,975억달러. 포브스지가 선정한 역대부호 랭킹 4위(1위는 록펠러, 2위 밴더빌트, 3위 제이콥)로 6위인 빌 게이츠보다도 두 계단 높다. 그 많던 돈은 지금 흔적조차 희미하다. 부자 3대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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