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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매설물정보 지상서 무선체크

09/21(월) 17:57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나폴리에서 스파게티 한 그릇을 먹곤 즉시 「폼페이」를 찾는다. 서기 79년 베수비오산의 화산폭발로 자취를 감췄다가 200여년전 발굴작업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폼페이는 찾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디딤돌이 놓여 있어 비가 오는 날에도 발을 적시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횡단보도, 길모퉁이마다 세워져 있는 수도전, 특히 물을 2층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특수 제작된 수도관 등을 보면「과거」와 「현재」의 구분이 무의미해질 정도다. 만일 인구 집중도가 높아 지중설비를 설치해야 했다면 지상설비 못지 않은 정확성과 꼼꼼함을 발휘했을 것이다. 아직도 도로 밑에 무슨 매설물이 어떻게 묻혀 있는지 몰라 굴착이나 보수공사때 가스관 파열에 따른 폭발사고를 내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기준으로 지하매설물 사고 손실액이 14조원에 이를 정도로 지중설비 관리에 구멍이 뚫린 실정이다. 한국전기연구소(소장 윤문수·尹文洙) 정보통신연구팀은 이같은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중설비 관리용 무선 데이터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중설비 관리용 무선 데이터인식 시스템의 기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각종 통신케이블·전력선·상하수도관·도시가스관·송유관 등 매설물의 정보를 지상에서 무선으로 알아내는 것. 시스템 구성은 매설물의 종류·지점·깊이·방향·좌표 등의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 기록장치 태그(Tag), 데이터를 해독할 수 있는 해독장치인 디코더, 모체인 퍼스널 컴퓨터, 그리고 신호를 주고 받는 송수신용 안테나 등이다. 활용방식은 지중설비를 매설할 때 일정한 간격으로 태그를 함께 묻어 놓은 다음, 굴착이 필요할 경우 태그에 수록돼 있는 정보를 안테나를 통해 읽고 디코더·PC 등으로 해독, 굴착에 따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그림참조 물론 이미 설치돼 있는 매설물의 경우라도 새롭게 정보를 담아 태그에 수록, 묻으면 된다. 지중설비 관리용 무선 데이터인식 시스템은 저주파 유도 무선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송 루트 사이에 물이 있어도 통신을 할 수 있다. 100㎑대의 낮은 주파수는 신호의 특성상 방해물이 있어도 회절, 투과하는 성질이 있어 열악한 환경에서도 근거리 통신을 할 수 있다. 또한 안테나의 송수신거리가 2m 내외여서 웬만한 깊이의 매설물은 모두 관리할 수 있다. 만일 2m 이상 깊은 곳에 매설물이 묻혀 있더라도 증폭기를 사용하면 송수신거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 여기까지는 저장돼 있는 정보를 읽기만 하는 기능이다. 태그에 지중설비의 부식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센서를 추가로 설치하면 정보 오고가는 양방향 통신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매설물의 종류·지점·깊이·좌표 등의 정보는 물론 매설물이 어떤 상태에 있는가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전기연구소는 이미 지중시설물의 부식 등을 감시할 수 있는 「무선방식에 의한 실시간 원거리 자동부식감시 시스템」개발도 완료, 양방향 통신 실현에 한발 다가선 상태다. 한국전기연구소는 특히 이번에 개발한 지중설비 관리용 무선 데이터인식 시스템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하시설물 지리정보시스템과 연결하면 완벽한 「지하세계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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