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교육비 가운데 민간이 부담하는 비율이 14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공교육에 대한 정부투자가 꾸준히 늘었지만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여전히 가계부담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중학교 학급당 학생 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 과밀학급 우려도 여전했다. 그러나 25~34세 청년층의 고등학교 이수율과 고등교육(전문대학 이상) 이수율 등은 세계 1위 수준을 굳건히 지켰고 부모보다 자녀가 더 많이 배우는 이른바 학력 이동성도 가장 좋았다.
10일 교육부가 OECD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2014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7.6%로 OECD 평균(6.1%)보다 1.5%포인트 높았다. 이 가운데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4.9%로 OECD 평균(5.3%)보다 0.4%포인트 낮은 반면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8%로 OECD 평균(0.9%)보다 세배가량 높았다. 특히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14년째 1위를 지속했다.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공교육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지만 대부분 민간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초·중등교육보다 전문대학 이상 과정에 해당하는 고등교육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초·중등교육의 민간부담 비율은 0.8%로 OECD 평균(0.3%)의 2배가량이었으나 고등교육의 민간부담 비율은 1.9%로 OECD 평균(0.5%)의 4배에 달했다. 재원 부담별 정부와 민간의 상대적 비중을 살펴봐도 우리나라는 정부와 민간의 부담 비율이 6대4 정도인 반면 OECD는 8대2로 정부 비중이 높았다. 고등교육의 정부와 민간 부담 비율은 OECD 평균은 7대3인 반면 우리나라는 반대로 3대7이었다.
우리나라의 학습 환경은 여전히 학급 과밀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가 25.2명, 중학교는 33.4명으로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초등학교는 학급당 3.9명, 중학교는 9.9명이 더 많았다. 특히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우리나라가 일본(32.7명)을 제치고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18.4명, 중학교 18.1명, 고등학교 15.4명으로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초등학교는 3.1명, 중학교 4.6명, 고등학교는 1.6명 더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전문대 이상) 이수율은 66%로 8년째 세계 1위를 지켰다. 이들 청년층의 고교 이수율은 98%로 14년째 1위였다. 특히 55∼65세 고령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14%에 불과해 25∼34세 청년층과의 격차(52%포인트)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 졸업자가 30년간 가장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들 청년의 학력이 부모보다 좋은 경우도 남자는 59%, 여자는 63%로 OECD 평균(남 28%, 여 36%)의 두 배에 달해 학력 이동성도 두드러졌다.
고용의 경우 남성 고용률은 모든 교육단계에서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고교 이상 이수한 여성의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임금 격차의 경우에도 동일 교육단계를 이수한 남녀 간 임금 격차는 OECD 평균보다 컸지만 고교 졸업자와 고등교육 졸업자와의 상대적 임금 격차는 OECD 평균보다 작았다.
이밖에 유아교육 단계의 연령별 취학률은 만 3세 85%, 4세 87%, 5세 88%로 모든 연령에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다만 유아교육 단계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84%가 사립 교육기관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나 68.4%가 국공립 교육기관에서 배우는 OECD 평균치와는 크게 달랐다. 국공립학교 초임 교사의 연간 법정 급여(미국 달러 구매력 지수 기준)는 OECD 평균보다 적었으나 15년 차 교사의 급여는 OECD 평균보다 학교급에 따라 최고 1만달러가량 많았다.
이번 조사는 34개 OECD 회원국과 10개 비(非)회원국 등 44개 주요 국가의 2012년 기준 통계조사 결과(재정통계는 2011년 결산 기준)를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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