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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 부족한 홍석우 장관의 원전 욕구

최근 일본에서는 핀란드의 '온칼로(핀란드어로 숨겨진 장소)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한 독립영화가 화제다. 무해해질 때까지 원전 폐기물을 10만년 동안 땅속에 완전히 봉쇄하는 세계 초유의 사업을 다룬 영화다. 영화는 그러나 지난 100년간 세계대전만 2번이 일어난 마당에 무려 10만년 동안 이 프로젝트의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겠냐며 현대인의 무지를 비판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관심에서 볼 수 있듯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일본 여행 규모는 크게 위축됐고 최근 일본 출장을 갔다 온 한 고위 공무원은 기자와 만나 "채소를 입에 댈 수 없겠더라"는 후일담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원전 신규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주춤했던 원전 정책을 서두르고 있다. 9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은 경제성 높은 원전 건설의 명분을 살려줬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25일 "원전 정책 기조는 바뀐 것이 없다"며 원전 확장에 의지를 보였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5~20여기를(현재 21기)를 더 지을 계획이다. 문제는 원전 수십기에서 나올 '사용 후 핵연료'를 비롯한 방사능 폐기물 처리 해법이 논란 속에 있다는 것이다. 경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건설되며 중ㆍ저준위 폐기물 처리 문제는 일단락되긴 했지만 사용 후 핵연료 등 고준위 폐기물은 여전히 처치 곤란이다. 정부에 따르면 2020년이면 당장 어느 원전에서도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른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재처리시설은 곧 핵무기 개발과 직결된 문제라 우리가 도입하기 어렵다. 재처리시설이 있는 프랑스까지 바닷길을 통해 폐기물을 보내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정부가 원전 확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면 폐기물 처리 방안 로드맵도 함께 나왔어야 했다.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원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되기 어렵다. 홍 장관도 "사용 후 핵연료 처리방안을 조속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지만, 원전 공포가 남아 있는 현 상황에서 신규 후보지만 불쑥 발표한 정부의 원전 정책은 너무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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