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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의 오해

지난 10일 열린 경제 분야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박근혜ㆍ문재인ㆍ이정희 후보는 사안별로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대기업이 떡볶이ㆍ빵집 등 골목상권에 진출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후보는 “재벌이 빵집ㆍ떡볶이ㆍ순대까지 해서야 되겠나”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재벌가 딸들의 베이커리 사업으로 불거진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은 사실상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군 경제민주화 주장이 나오게 된 핵심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은 상당수가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우선 재벌가 딸들이 운영하는 빵집은 모두 합해봐야 54개로 베이커리 시장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비난 여론 속에 모두 철수했다. 그 수는 고사하고 재벌 빵집은 입지나 가격적인 면에서 동네 빵집과 경쟁하는 구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재벌 떡볶이집으로 비난 받은 한 기업은 리조트 안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운영하던 매장까지 철수해야 했다. 순대 장사를 한다는 비난 속에 사업을 접은 한 기업도 식자재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골목상권과는 거리가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기업들이 억울하게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대기업 탓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 영세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 이유는 대기업의 진출보다는 자영업자 간 과당경쟁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8%의 약 2배이며 인구 대비 음식점수는 미국의 6.8배에 달할 정도로 자영업자가 공급과잉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을 몰아붙여 골목상권에서 떠나게 한들 자영업자의 상황은 별로 달라질 이유가 없다.

결국 골목상권을 살리는 진정한 방안은 자영업자의 경쟁력 향상과 함께 안정된 일자리를 늘려 자영업에 진출하는 퇴직자들의 수를 줄이는 방법뿐이다.

대선 후보들은 골목상권 논란과 관련해 득표에 도움이 되는 듣기 좋은 말을 할 뿐이지만 그래도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주장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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