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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3월 6일] 리스크 관리가 성공의 열쇠

유흥수(LIG투자증권 사장)

프로배구 V리그의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올 시즌 팀별 전력이 평준화하면서 관중이 50%나 늘었다고 한다. 배구는 공격과 수비의 조화가 중요한 운동이다. 한 부분만 가지고는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서브ㆍ리시브ㆍ스파이크ㆍ블로킹ㆍ디그 등 온갖 공수의 향연 뒤에야 비로소 점수가 나온다. 토스로 공수의 유기적 연결을 담당하는 세터는 1점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세터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산업도 배구와 비슷한 점이 많다. 금융회사는 공격적인 전략과 방어적인 전략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접한다. 이들의 적절한 배합은 매우 중요하다. 전자만을 강조하면 경우에 따라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후자만을 고집하다가는 회사가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두 전략의 균형을 이끌어 낼 세터의 역할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리스크 관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환율, 물가, 일자리, 기업 실적부진 등 다방면에서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자타가 공인하는 문제 해결사였던 하버드나 와튼스쿨 출신의 천재들조차 속수무책이다. 그들은 오히려 위기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위험을 등한시한 채 수익만을 쫓다가 명성에도 커다란 흠집을 남겼다. 대형 투자은행(IB)이 몰락하고 굴지의 금융기업이 국유화하는 등 월가는 탐욕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IB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IB들이 실패했다고 해서 IB 비즈니스 자체가 폐기 대상은 아니다.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IB 비즈니스의 효용가치는 여전하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증권사들은 새로운 IB 모델을 구축해 현재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월가가 범한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리스크를 감내할 만한 범위 내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만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배구 경기에서 세터는 블로킹을 피해 안전하게 토스할 수 있어야 한다. 세터가 부진한 팀은 무모한 공격을 일삼다가 블로킹 벽에 막히거나 공을 코트 밖으로 쳐내는 등 자멸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형 IB 모델을 지향하는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중심을 지키며 공수의 조율사 역할을 충실히 할 세터의 보강, 즉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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