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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승인] "합병 발판 새 성장동력 찾길…" "추진과정 주주 설득 부족" 지적도

■ 격려·쓴소리 오간 주총장

"이번 합병을 발판으로 삼아 또 다른 성장 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17일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000830)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주주들이 삼성물산의 미래를 향한 격려와 쓴소리를 가감 없이 쏟아냈다. 주주총회장에는 오전6시부터 주주들이 밀려들었고 삼성물산이 aT센터 대회의실과 4층 로비, 5층 대회의실에서 마련한 총 1,000석 규모의 좌석은 일찌감치 '만석'이 됐다. 좌석을 차지하지 못한 주주들로 계단과 통로도 빼곡히 메워졌다. 전체 주주 11만263명 중 553명이 참석했으며 주총 참석률은 83.57%에 달했다.

삼성물산 주식 1,000주가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주총장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영하기에 냉혹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삼성의 경영진이 이러한 위기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과 상사 부문 모두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이번 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총 제1호 안건인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투표에 앞서 진행된 주주발언의 첫 운을 뗀 주주 이경수씨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과 마찬가지로 결국 합병이 무산돼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원하느냐"고 반문한 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028260)의 바이오시밀러 역량을 토대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합병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격려의 목소리와 더불어 이번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 주주들의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주주 최시준씨는 "글로벌 경제가 그야말로 생존을 도모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합병은 필연"이라고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도 "삼성물산이 합병을 추진하기에 앞서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와 실적 전망치 등을 정확하게 밝히고 주주를 설득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이 부족했다"고 발언했다. 이날 주총은 4시간여 동안 진행됐지만 거의 대부분 주주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이번 합병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편 엘리엇매니지먼트 측 법률대리인인 최영욱 법무법인 넥서스 변호사는 이날 주주발언을 통해 "엘리엇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합병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번 합병은 최소 7조8,000억원 이상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제일모직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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