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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이 1,000만 관객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외를 합쳐 음악이 이룬 첫 1,000만 영화로 기록될 전망이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겨울왕국'의 입장 관객은 977만명으로, 개봉 6주차를 맞는 현재도 매일 5만명이 관람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주말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된다.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최초이고 '아바타'(2009) 이후 외화로는 두번째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이다. 국내·외 영화 통털어서는 11번째다.
◇귀로 즐긴 영화, 명곡 'Let it go(렛 잇 고)' 탄생= '겨울왕국'의 열풍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음악의 힘이 크다. 주제곡 'Let it go'는 영화 개봉 첫주인 1월 넷째주 단숨에 가온차트 디지털 순위 2위를 차지한 이후 다섯째주~2월첫째주 연속 2주간 1위에 올랐다. 현재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음반으로서는 유일하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주인공 '엘사'의 여성적이면서도 자립적인 이미지가 겹치면서 상승작용을 했다.
디즈니의 브랜드 파워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빼어난 영상미, 거기에 귀로 듣는 즐거움까지 적절히 아우르는 점에서 비롯된다. '겨울왕국' 흥행 이전까지 디즈니 최고 히트작으로 손꼽힌 '라이온 킹'(1994)은 스토리 못지 않게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 영화 속 주제곡들이 선사하는 감동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심지어 영화보다 더 유명세를 치른 곡도 있다. 지금도 남녀 혼성 듀엣곡으로 뭇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알라딘'(1992)의 주제곡 'a whole new world'는 OST 음악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디즈니의 '뮤지컬애니메이션' 계보가 2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영화 '겨울왕국'으로 다시금 부활했다. 빼어난 영상미와 어우러지는 주제곡 'Let it go'는 단숨에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어린이뿐 아니라 유년 시절 디즈니의 향수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성인관객까지 끌어안았다.
◇ 패러디 등 소비자 제작 '제2콘텐츠' 확산 ='겨울왕국' 신드롬은 열풍이 열풍을 만든 결과물이라 평할 수 있다. 효린·에일리 등 여성 가수들이 부른 주제곡뿐 아니라 '겨울왕국'과 다른 콘텐츠를 합쳐 만든 패러디물들이 겨울왕국 흥행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유튜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 영상에 노래를 입힌 '김연아 렛 잇 고', 영화 속 '엘사' 캐릭터를 박근혜 대통령으로 비유해 제작한 '박근혜 대통령 통일버전' 등의 영상물뿐 아니라, '엘사 화장법','엘사 패션' 등을 패러디한 게시글이 확산됐다. 이처럼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재가공된 '제2콘텐츠'들은 '바이럴 마케팅'(자발적 입소문 효과)이 돼 예비 관객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 산업계 전반으로 손뻗어 ='겨울왕국' 열풍은 비단 영화 시장에 머물지 않고 산업계 전반으로 까지 확산됐다. 최근 영화업계와 빈번하게 손잡고 있는 출판계는 가장 큰 수혜자다. '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이 주간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디즈니 겨울왕국 색칠 스티커북', '스크린 영어회화-겨울왕국' 등 겨울왕국 관련서 5∼6권이 판매 순위 20위 안에 진입했다. 영화 개봉 후 인형·아동용 잠옷·색칠용 책 등 '겨울왕국' 캐릭터 상품 매출액도 개봉 전보다 대폭 상승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다소 튀는 부분이 있었지만 음악의 힘으로 잘 봉합했다"며 "더욱이 영상과 함께 한 주제곡은 극장 밖에서까지 끊임없이 회자되고 확대재생산 되면서 열풍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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