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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0월 15일] 서로를 안다는 것

지난 9월 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의 금융과 마케팅 혁신'이라는 주제로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혁신세미나'를 개최했다. 14개국의 중소기업 담당공무원과 관련기관 임직원이 참가한 이번 세미나는 참가자마다 자국 정책과 지원사례, 경험 등을 자유롭게 소개해 유익한'지식 공유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체는 서로에 대한 앎에 근거하기에 지식 공유는 공동체 존속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여러 국가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APEC이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가능했던 일이다. APEC은 우리나라 교역의 63.8%, 투자의 70.6%를 차지하는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이다. 따라서 APEC 회원국들과 중소기업 정책이라는 지식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내경제 및 중소기업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APEC과 관련해 6월 대만에서 개최된 중소기업 실무자그룹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회의는 APEC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여러 의제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실무자 차원에서 토론하는 자리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토론 그 자체가 아니라 토론과 토론 사이의 오찬이나 만찬 즉, '밥상'의 자리이다. 회의기간에 참석한 한두 차례의 식사자리에서 역시 '연회는 의전의 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렸다.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의전의 꽃'을 위해 검소한 밥상을 두어 차례 차렸다. 이렇게 단순한 의전 차원에서 차린, 그것도 아주 검소한 밥상에 둘러앉아 인도네시아 중소기업부 차관과 양국 간 중소기업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 것은 물론 신규로 추진되고 있는 '중소기업정책 컨설팅사업'에 대해서도 페루 중소기업산업부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기도 했다. 단순한 의전으로 치부할 수 있는 밥상의 자리가 지식 공유를 통해'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를 넘어 '실리적 민간외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손님과 식사자리를 갖기에 앞서 약속 대상자의 경력ㆍ이력, 개개인의 기호, 과거에 나눴던 대화내용까지 꼼꼼히 체크했다는 일화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쉽게 간과하거나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자리도 성공적인 비즈니스나 민간외교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센스가 21세기형 글로벌 리더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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