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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벌써부터 걱정되는 대선 후유증

18대 대선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느 자리를 가든 대선 얘기가 화제다. 대화가 진행되다 보면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간다. 한편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의 참담한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또다시 나오는 게 뻔뻔하다"고 문재인 후보를 비판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떻게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고 박근혜 후보를 비판한다. 서로 얼굴을 붉히며 논쟁하다 보면 친구나 동료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나라가 반쪽으로 쪼개졌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총집결하고 있다. 박빙의 선거판세가 이 같은 경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보수는 보수끼리만 뭉친다. 진보도 진보끼리만 얘기한다. 상대방의 공약이나 유세는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대선 후보 TV토론도 무조건 서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잘했다고 우긴다.

선거 후유증이 걱정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같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여야와 정치적 성향 이전에 대한민국이 있다. 이번 대선으로 대한민국이 끝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멋진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할 우리의 후손들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 외교는 벼랑 끝에 선 모양새다. 주변 강대국들의 패권경쟁과 군비경쟁에 더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힘들었던 경제가 내년에는 더 어려워진다는 소식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인수위 시절부터 바로 맞닥뜨리게 될 현실이다. 이 같은 과제들은 우리 국민 모두가 한데 힘을 합쳐도 헤쳐나가기 버거운 과제들이다. 하물며 나라가 반쪽으로 쪼개져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승리 며칠 후 치열하게 경쟁했던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단독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롬니는 오바마의 승리를 축하했고 두 사람은 미국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극단으로 갈린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 먼저다. 승자가 패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패자는 기꺼이 그 손을 잡아야 한다. 함께 잡은 손 위에서 승자와 패자 모두 국가적 과제는 서로 협력해서 풀어나가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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