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광복 70주년의 해인 동시에 한일수교 50주년을 맞는 해다. 그러나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중심으로 한 우경화 경향과 역사 인식 왜곡 등으로 한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물론 아베 총리가 최근 담화에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겠다고 언급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신년사를 통해 어두운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꼬일대로 꼬인 양국관계를 해소하는 것은 어려워만 보인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동북아시아 지역 연구기관인 니어재단이 한일관계의 전략 수립에 관한 지침서를 펴냈다.
'강한 일본'을 강조하며 은연중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를 조장하는 '아베 정권' 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 간 외교나 민간 교류로는 과거사 문제 같은 민감한 사안을 해결하기 힘든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확장된 공공영역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또한 한일 관계 악화는 정치·외교적 갈등을 넘어 경제협력에 영향을 미쳐 동반 축소를 초래하므로 지금이 통화협력을 포함한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할 시점이라고 책은 분석했다.
이 책은 지난해 8월 말 제주도에서 학술회의에 참여한 양국 학자들의 심도 있는 연구결과물을 기반으로 쓰였다. 양국 지식인들의 고견을 모은 것인 만큼 어느 한쪽 국가로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의 공유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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