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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큐베이터에 그칠 것인가

'반스ㆍ팀버랜드ㆍ망고ㆍ발렌시아가ㆍ코치….'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한국시장에 바로 들어오지 않고 한국 기업과 손을 잡았다가 최근에 직진출을 선언한 브랜드들이다.

국내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국내에 진출했던 외국 브랜드들이 직접 법인과 매장을 운영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패션 선진국으로 통하는 유럽과 북미 패션시장이 저조한 데 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 덕에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불문율까지 생길 정도로 한국시장의 특수성이 인정되자 외국 브랜드들의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미국 준명품 브랜드 코치는 지난 2005년 론칭 당시 대중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인 구매액이 1억2,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한국에서 '국민 가방'으로 떠올랐다. 한섬이 들여왔던 발렌시아가 역시 모터백으로 '잇백' 열풍을 일으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하게 굳혔다.



이들 브랜드가 직진출로 선회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애써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며 키운 자식을 생모에게 넘겨줘야 하는 '인큐베이터' 역할만 반복하는 형국이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눈앞의 이익만 보고 수입 브랜드를 들여오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 데 힘써야 할 시점이다.

해외 기업들도 직진출했다고 해서 그동안 이어온 성장을 계속 구가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캐주얼 부문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폴로의 경우 직진출로 전환한 후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해 한국의 빈폴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시장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현지화 전략을 지속하지 않을 경우 금세 등을 돌리는 게 소비자이기도 하다.

정부 역시 패션 산업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면서 대기업만 규제하고 정작 외국 기업에는 제동을 걸지 않는다"고 꼬집는 패션 업체 관계자들의 쓴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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