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헤지펀드, 몸집키우며 亞시장 노린다

올들어 9,000개로 늘어 자산 규모 1조弗 넘어<br>대형화속 수익률 급락 금융시장 불안감도 증폭<br>한국 최대유입국 가능성 커 규제강화 대책 필요


올해 세계 경제 최대 화두인 유가와 환율, 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시장 변동성을 예측 불가의 상황으로 키워온 검은 그림자가 있다. 헤지펀드다. 그 헤지펀드가 지금 확 바뀌고 있다. 변모 양상과 영향, 그리고 아시아가 그들의 사냥터로 부각되고 있는 추세 등을 추적해본다. 올 한해 세계 경제는 헤지펀드의 움직임에 좌지우지 됐다. 환율은 요동치고 유가는 치솟았다. 그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손, 헤지펀드가 지금 급격히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과 연기금이 달라붙으며 제도 금융권과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다. 덩치가 커지다 보니 수익률은 급락, 버블 위험성도 증대되고 있다. 변화다. 판이 바뀌는 상황이 세계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헤지펀드가 노리는 아시아로선 더 신경 쓰이는 일이다. ▦변모하는 헤지 펀드, 업계 지도가 바뀐다=올 초 미 CNN을 비롯 유수 방송들에 헤지펀드 광고 방송이 등장했다. 전례 없던 일이다. 과거 주로 큰손들에게 다가가던 추세가 이젠 미국내 서민들 푼돈까지도 쓸어모으려는 추세다. ‘잡식성’으로 변하며 세계 금융ㆍ외환ㆍ원자재 시장까지 가릴 것 없이 흔들어 대는 헤지펀드의 올들어 나타난 첫번째 변화는 양적 팽창. 월스트릿저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6,000개에 못 미쳤던 헤지펀드수가 올해 9,000개로 불어날 전망이다. 자산 규모도 1년 만에 60%가 훨씬 넘게 늘어 1조 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조사 주체별 차이를 감안터라도 최근 10년래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오는 2008년까진 1만1,700개, 운용자산은 1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질적 변화는 업계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투자 은행들의 헤지펀드 설립이 급증, 헤지펀드-제도권 금융사간 그리고 펀드 간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다. 메릴린치, 뱅크오브뉴욕, 도이치 뱅크, 시티은행 JP모건이 줄줄이 헤지펀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또 뮤추얼펀드, 벌처펀드, 헤지펀드 등이 구별없이 투기성을 띄는 헤지 펀드 성격으로 통합, 대형화로 치닫고 있다. 금융산업 전반의 헤쳐 모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형 연기금들이 줄줄이 헤지펀드 투자를 대폭 늘리는 양상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미 최대의 연기금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이 헤지펀드 투자 확대를 최근 결정한 것은 미국내 다른 연기금들의 투자패턴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익률 급락은 헤지펀드로 몰리는 데 따른 변화의 결과다. 실제 올해 헤지펀드 수익률은 지난 98년이래 최악으로 곤두박질 쳤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 헤지펀드 업계 수익률은 2.75%에 그쳐 지난 10년간의 평균 수익률 11%를 형편없이 밑돌았다. 수익률면에선 헤지펀드 전성시대는 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다. 헤지펀드의 무모한 투자 행태와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버블 붕괴 가능성-일반이 보는 걱정거리다. 정도가 문제지만 현실화 된다면 세계 경제는 자칫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깃은 아시아=최근 국제투기자본들이 고수익의 대상으로 눈독을 들이는 곳은 단연 아시아다. 투기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최대 피해지역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얘기다. 최근 헤지펀드 정보회사인 유레카헤지는 아시아 시장내 헤지펀드의 올해 자산 총액이 지난해 말에 비해 두배에 가까운 630억 달러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유의 경제적 역동성과 변동성 때문이다. 또한 산업화에 비해 한참 낙후된 금융 산업 수준도 큰 이유다. 성숙기에 있는 서비스 중심의 선진권 경제는 투기자금에게 고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마저도 금융 산업 수준은 월가의 경쟁력에 최소 10년은 뒤져 있다는 평가다. 금융산업 수준이 만만치 않은 유럽, 그리고 남미는 경기 침체로, 아프리카는 시장 자체가 없다.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에 진출한 헤지펀드들의 연간 수익률은 4.28%로 유럽 지역의 0.74%에 비해 월등 높다. 아시아권에서도 투기 자금의 최적 유입국이 한국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동남아는 회교권으로 우선 투자대상에서 밀리고 타이완은 기업들이 본토 행이 늘면서 산업기반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중국의 경우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이 워낙 커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 한국 증시를 향한 헤지펀드 자금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월중 코스닥 시장에서 케이맨제도 버진군도 말레이시아 라구안 등 조세회피지역 ‘빅3’로부터 유입된 주식 거래대금만 2,956억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하면 2배 이상이나 늘었다. 헤지펀드와의 싸움에 신호탄이 올랐다. ▦시장 영향력 확대, 변동성 커져=덩치가 커지는 만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도 우려된다.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필요성과 관련 미 증권위원회(SEC)가 규제 강화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유럽이 목청을 높여보지만 어정쩡한 미국의 태도가 문제다. 전세계 헤지 펀드 매니저 중 91%를 자국인으로 둔 금융제국 미국의 대응이 미온적인 건 이유를 짐작키 어렵지 않다.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결정적 원천이다.”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미국의 상당수 영향력 있는 금융계 인사들의 시각이다. 제도 시행 전부터 힘이 빠져버린 듯한 상황이다. 최근 변화를 통한 펀드 통합 및 대형화, 투기화는 향후 세계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당장 위앤화 절상과 미국의 약달러 정책에 투기자금이 무차별적으로 끼여들며 국제자금의 흐름을 크게 왜곡시킬 가능성이 내년에도 매우 높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 자체에 대한 직접 충격 외에도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각종 가격 변수들을 근거로 한 경제 예측력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또한 각국의 경제 정책들을 무력화시켜 전세계적 경제 질서를 크게 흔들 개연성으로 연결되고 있다. 각국이 헤지펀드의 준동을 막아낼 있는 나름대로의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들에 앞서는 금융 테크닉을 서둘러 개발, 투기자본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는 더 급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