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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기업이 주역이다] SK하이닉스

연구개발비 두배로 늘리고 20나노급 D램 승부수<br>올 설비투자 4조2000억 투입… 서버 등 고부가 제품 비중 늘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열린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직원의 옷깃에 직접 SK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와 반도체 산업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신기술 확보 전략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3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설비투자도 올해 더욱 늘린다. SK하이닉스는 불투명한 시장상황이지만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 3조5,000억원보다 20% 가량 확대한 4조2,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획에 따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 중에는 최근 준공식이 있었던 청주의 D램과 낸드 혼용 팹인 M12도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는 수백 개의 공정을 거치는 고도의 기술 집적 제품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와 고객의 요구에 맞춘 제품 개발이 필수"라며 "저전력ㆍ대용량ㆍ초고속 등 다양한 특성의 제품을 개발해 적기에 공급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SK하이닉스가 메모리가격 하락과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속에서도 해외경쟁사와 비교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바탕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제품 경쟁력 때문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응용기기가 점차 스마트해지고 다양해지는 IT산업 흐름에 맞춰 새로운 제품 수요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PC용 반도체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 그래픽, 컨슈머, 모바일 등의 D램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7년 40% 수준에 머물렀던 고부가가치 D램의 비중은 지난해 70% 수준까지 확대됐다. 기술경쟁력에서도 D램 업계 최신 기술인 20나노급 제품으로의 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3분기부터는 20나노급 모바일 4Gb LPDDR2 양산을 시작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SK하이닉스의 변화는 SK그룹에 편입되면서 적극적인 미래 준비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제 그룹 편입 이후인 6월 낸드플래시 개발업체인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해 이탈리아 연구소로 전환 개소했다. 또 낸드플래시에 꼭 필요한 컨트롤러 기술을 빨리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 'LAMD'를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와의 개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 STT-램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HP와 Re램을 함께 개발하는 내용의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IBM과는 PC(Phase Change)램 개발 협력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신시장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 같은 개발 협력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가 지닌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융복합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가장 최근 협력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잇는 PC램의 경우 공동개발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일반 소비자용 기기에서부터 클라우딩 컴퓨팅, 저장장치 등 기업용 솔루션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PC램은 기존 반도체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해 공정 미세화 한계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으며 낸드플래시의 일반적인 읽기 및 쓰기 속도보다 100배 이상 빠르고 내구성은 1,000배 높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수와 합병, 협력 등 적극적인 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시장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해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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