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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재정추계의 오해와 진실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

[기고]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

최근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기금 예상수익률을 실제 수익률에 비해 높게 가정했으며 기금운용수익률을 추계에서 가정한 것보다 1%포인트 더 낮게 하면 기금소진시점이 60년에서 55년으로, 3%포인트 더 낮게 가정하면 49년으로 앞당겨진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이런 기사의 내용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우선 맞는 부분은 기금운용수익률에 따라 장기 재정전망의 결과가 상당히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앞으로 50년 동안 지난 2013년추계 때 가정된 수익률보다 매년 1%포인트, 또는 3%포인트가 계속 낮게 된다면 재정에 의미 있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틀린 부분은 무엇일까. 모든 경제여건, 인구여건, 제도여건 등이 동일한데 기금운용수익률만 50년 내내 매년 동일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그러면 왜 이러한 가정을 해보고 그 결과를 보는 것일까. 국민연금의 재정추계는 출산율, 평균수명, 경제활동참가율, 취업률, 임금상승률, 물가상승률, 이자율과 기금운용수익률, 보험료 징수율 등을 비롯해 실로 수많은 변수들에 대한 미래 전망치를 토대로 이뤄진다. 그러므로 재정추계는 정확하다고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타당한 수준에서 전망했는가만 따지면 된다.

전망의 타당성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각각의 가정변수가 전체 재정전망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데, 이를 민감도분석이라고 한다. 즉 출산율이 약간 변하면 재정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기금운용수익률이 약간 변하면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보면 다른 변수에 비해 기금운용수익률이 재정전망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편이라는 분석은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참에 국민연금 재정추계의 목적을 짚어 봐야겠다. 재정추계의 목적은 미래 재정상태를 정확히 맞추려는 것이 아니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가져간다면 장기적으로 재정상태가 어떻게 되는지의 경향성을 점검해 필요한 연금정책방향을 결정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장기인구추계가 현재의 낮은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할테니 출산율 제고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경고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재정추계를 보다 타당하게 합리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래의 인구나 경제상황을 보다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전망해야 한다. 그런데 경제상황은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70년과 같은 장기 전망은 정확하지 않기 마련이다.

여기서 미국 국민연금의 재정추계를 살펴보자. 2007년 미국 국민연금 재정추계 때에 기금소진년도가 2041년이었다. 그러나 2014년 재정추계 시 기금소진년도는 2033년으로 발표됐다. 그것은 그 기간에 장기 경제전망이 좀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 대해 미국 언론이나 국민 중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은 장기적 재정추세일 뿐이고, 필요하다면 제도를 좀 고치면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할 때 기금운용수익률을 좀 더 현실감 있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다음 재정계산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추계와 관련된 변수의 장기 전망치를 좀 더 숙고해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실제 기금운용수익률과 장기 전망치가 맞지 않는다고 지나치게 비판을 하는 것은 재정추계의 목적에도 맞지 않고 재정추계의 민감도분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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