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대출 및 부동산 거품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진정하기 위해 한국이 사용했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송(사진)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홍콩·싱가포르 등 신흥국가들은 자산 거품을 진정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LTV 규제를 도입해 효과를 봤다"면서 "선진국도 이런 방법을 금리정책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IS 보고서는 또 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한 행복'에 빠져 있다면서 더 지속될 수 없는 자산 거품을 견제하기 위해 신속한 출구전략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세계의 주식과 채권, 상품시장이 올해 상반기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동반 상승하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미래의 위험을 가리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들이 (자산 거품 제거에) 실패하면 어느 순간 지금의 공개무역 시스템과 금융질서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나침반이 필요하다"면서 "과다한 차입에 의존하는 성장 전략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하며 세계 경제 회생 조짐이 보이는 지금이 개혁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BIS에 따르면 신흥국 기업들의 차입은 2008년 이후 2조달러를 초과했으며 글로벌 부채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100조달러를 넘어서 금융위기 이전보다 43%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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