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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를 옹호하며 전후 일본의 사상·문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 쓰루미 순스케(사진)가 별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향년 93세. 1922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0년 당시 기시 내각이 미일안보조약 개정안 비준을 강행한데 항의하며 재직중이던 도쿄공대를 사직했고, 이후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자위대의 해외 파견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에는 일본의 평화헌법 수호를 주장하는 ‘9조의 모임’ 설립 호소인으로 참여했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일관되게 주창한 고인은 군사 독재정권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추방 처분을 당한 한국인들이 송환 때까지 구금됐던 오무라(大村) 수용소(일본 나가사키현) 폐지 운동을 벌이고 김지하 시인을 지원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전쟁시기 일본의 정신사’ ‘만화(漫畵)의 전후사상’ ‘미국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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