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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계절이 왔다. 나들이철을 앞둔 매년 이맘때면 자동차 시장도 봄을 맞는다. 이사, 졸업·입학, 승진 등과 맞물린 자동차 수요가 생기기도 한다.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재고 판매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올해 모델 판매에 돌입하는 때도 바로 이 시기다.
이제 자동차 시장을 얘기할 때 수입차를 빼고 말할 수 없는 시대다.
지난해 수입차는 전년 대비 19.6% 성장한 15만6,497대가 판매되며 국내 승용차 시장의 약 13%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09년 수입차 판매가 6만993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이 기간 동안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저성장의 시대에 이같이 시장 규모가 팽창하는 산업은 드물다.
수입차가 이같이 눈부시게 성장한 이유는 바로 다양성이다. 총 5개 브랜드가 활동하고 있는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는 브랜드 수도 많고 차종도 많다. 특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한 차종과 파생 모델을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이것을 '리더십'을 발휘하는 수단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차에 비해 압도적으로 넓은 선택의 기회가 자동차 소비자들이 갈수록 수입차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유럽과 미국산 차들이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압도적인 연비를 구현한 독일 디젤차와 일본 하이브리드차가 국산차 시장을 잠식하며 판매를 급격히 늘린 것도 수입차 시장이 커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역시 수입차 업계는 시장 확대를 낙관하며 봄을 준비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 1위 BMW코리아는 올 여름 인천 영종도에 국내 최초의 드라이빙센터를 완공하기 위해 바쁜 봄을 보낼 예정이다. 드라이빙센터를 통해 한국의 자동차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 하겠다는 것이 BMW코리아의 생각이다. 자동차 애호가를 위해 기업이 드라이빙센터를 짓는 것은 국산차 업체도 시도하지 못한 일. BMW 차원에서는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드라이빙센터를 짓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A클래스', 'B클래스', 'CLA', 'GLA' 등 컴팩트 차량 편대를 띄우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컴팩트 라인업 마케팅을 강화해 젊은 소비자를 늘리는 일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다. 이런 가운데 올 봄에는 최근 나온 'CLA250 CDI'를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아우디코리아도 소형차가 올 봄의 주인공인다. 'A3'의 세단형을 마케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기존 독일 소형차는 해치백 일변도여서 국내 소비자의 호응이 덜했다. 이번 A3 세단은 세단형인데다 디젤차여서 젊은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인기 모델 '골프'의 파생차를 올해 국내 시장에 투입해 골프 열풍을 계속 끌고 간다는 계획이다.
그간 독일 자동차에 밀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일본계는 올 봄부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 한국토요타는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국내 수입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렉서스 'ES300h'를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라인업 마케팅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인피니티도 봄을 맞아 신차 'Q50'을 출시했고 혼다코리아도 미니밴의 세계적인 아이콘 '오딧세이'의 세대변경 신차를 최근 출시하고 봄철 수요를 노리고 있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크라이슬러가 미니밴 시장에서 새롭게 출사표를 던졌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그랜드 보이저'는 미국의 미니밴 시장을 스스로 창조한 역사 깊은 자동차다. 포드코리아는 링컨 브랜드의 'MKZ'를 올 봄에도 주력 자동차로 꼽았다. 포드는 최근 수년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크게 성장한 회사이고 MKZ는 링컨 브랜드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꼽혀 국내서도 올해 내내 기세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명차 재규어와 독일 스포츠카의 상징 포르쉐는 최근 수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한 브랜드다. 올해 역시 이들 브랜드의 고성장이 성장세가 예상된다. 볼보는 그간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올 봄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의 자동차 문화도 성숙해가고 있다"면서 "수입차 업계가 판매뿐만 아니라 서비스 확대에서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소비자의 편익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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