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천식 치료제를 활용해 소음성 난청까지 치료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앞으로 임상시험을 거쳐 수년 내 새로운 소음성 난청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면(사진)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23일 박정섭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박사, 주일로ㆍ우현구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등과 함께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를 억제함으로써 천식 치료 약물인 몬테루카스트 등이 소음성 난청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시스테인 류코트리엔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에 관여하는 염증매개 물질이다.
연구팀은 활성화된 시스테인 류코트리엔이 세포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기질금속단백질 분해효소(MMP-3)의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과 이 효소가 청력손상에 미치는 일련의 과정을 알아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천식 치료 약물인 몬테루카스트를 소음에 노출된 생쥐에 투여한 결과 청력 감소가 줄어들고, 청각세포의 사멸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천식 치료제로 이미 쓰이고 있는 몬테루카스트가 소음성 난청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음성 난청 예방제는 이미 많이 연구됐으나 사후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가 판매 중이거나 다른 용도로 임상시험을 통과한 약물의 용도를 확장하는 신약재창출의 또 다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이 혈전예방제로도 쓰이고 고혈압약으로 개발했던 비아그라가 발기부전제로 각광 받은 것이 대표적인 신약재창출 사례다.
박 교수는 아울러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한 신약이 몇 년 내로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 데 10년 정도가 소요되나 앞으로 나올 약은 기초연구가 이미 진행됐고 임상 1상을 생략해도 돼 그 보다 훨씬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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