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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해석 필요한 산업안전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리타이밍(retiming)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리타이밍은 본래 정보기술(IT)용어로 수신된 신호 덩어리를 시간 기준으로 재정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트렌드 관점에서 리타이밍은 '시간의 재해석'으로 새로운 요소가 과거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농구대잔치나 서태지 등 1990년대 문화를 재해석해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리타이밍의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업, 안전비용 투자로 인식 필요

2014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대한민국 사회에 익숙한 것에 약간의 낯설게 하기를 더하는 '해석의 재해석'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해석 트렌드는 단지 시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해석 트렌드는 산업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과거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우리 일터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9만여명이 다치고 1,8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다시 말해 일터에서 매일 250여명이 부상하고 5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연간 직·간접적 손실액이 무려 18조원이 넘는다.

일터에서 발생하는 사고 대부분은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출발한다. 이 때문에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

우선 사업주는 안전보건 활동을 기업 수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사업주 대부분이 안전보건에 드는 비용을 투자가 아닌 손실로 판단하고 사전 예방조치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고귀한 인명 피해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저하, 이미지 실추 등으로 존폐마저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는 판매·품질개발·영업 등과 마찬가지로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전보건을 투자의 대상으로서 생각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다음으로 근로자는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산업재해 분석자료에 따르면 사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지만 약 60%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 스스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안전수칙 준수 문화도 확산돼야

마지막으로 사업주와 근로자를 포함한 우리 국민이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산업재해는 개인이나 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는 한 가정의 가장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이 때문에 근로자의 안전은 행복한 가정과 경쟁력 있는 기업, 건강한 사회의 기본이다. 개인에게는 행복한 삶을 위한 터전이자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일터 안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해석의 재해석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건강한 패스트푸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에게 건강한 음식 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 것이다. 산업현장에도 해석의 재해석을 통해 안전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이를 통해 되풀이되는 사고를 예방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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