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캐나다법인(HAC)의 스티브 켈러(58ㆍ사진)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과 품질향상이 현대차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차에서 일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다. 지난 1986년 3월 HAC에서 부품 분야 책임자로 일을 시작한 뒤 2002년부터는 10년째 HAC 사장으로 장수하고 있다. 켈러 사장은 "1980년대 중반 현대차가 8만대 가까이 팔면서 성공한 것이 브로몽에 공장을 짓는 계기가 됐지만 제품의 질이 떨어져 오히려 싸구려라는 인식만 생기고 급격하게 판매가 줄었다"며 "생각을 바꾸게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첫 해외공장인 브로몽 공장이 실패한 것과 관련, 그는 "너무 빠른 결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배웠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차례 아픔을 딛고 현대차가 최근 성공한 비결에 대해 그는 품질향상을 꼽았다. 켈러 사장은 "정 회장이 품질을 강조하고 난 후 차량의 품질이 좋아졌다. 품질경영은 더 필요하다. 성공하기까지 회장의 리더십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7월 캐나다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품의 질 못지않게 제품을 판매하는 질도 좋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오랜 기간 현대차에서 일하면서 딜러십 강화에 힘을 쓴 점을 강조했다. 켈러 사장은 "동일한 이미지의 전시장에서 현대차만의 딜러로 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딜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5~6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내 아이디어"라고 웃어보였다. 켈러 사장은 지금 HAC에 가장 필요한 것을 묻자 "차량을 더 많이 가져오는 것(Get more)"이라고 답했다. 이어 "캐나다에도 공장이 생기는 것을 보고 싶고 건의도 하고 싶지만 본사 쪽에는 우리의 영향력이 적다"며 우회적으로 공장신설을 희망했다. 켈러 사장은 "내년도 판매목표는 본사와 상의, 결정되겠지만 새롭게 출시될 엘란트라 투어링(한국명 신형 i30)과 신형 싼타페 판매에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코넬대를 나와 22세 때부터 포드에서 10년간 일한 뒤 현대차에 몸담고 있는 그는 "나는 베라크루즈를 타고 아내는 투싼을 모는 현대차 마니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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