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류 위협하는 지구 온난화의 실체

■ 데드라인에 선 기후… 프레드 피어스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1998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에 거대한 산불이 일었다. 당시의 연무(燃霧)는 동남아 일대를 뒤엎을 만큼 심각했으며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해 보르네오를 덮친 화마(火魔)는 브라질ㆍ페루ㆍ탄자니아ㆍ플로리다ㆍ사르데냐 등 세계 주요 밀림지역을 차례로 엄습했다. 당시 언론들은 지구의 허파가 절반이상 잘려나갈 만큼 심각한 사태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지의 편집자이자 기후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지난 1,000년 중 가장 따뜻했으며 건조했다고 기록된 1998년은 세계의 날씨가 더 극단적이고 더 예측할 수 없게 변하고 있다는 추세를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아프리카는 가뭄에 타 들어가고, 남극은 따뜻한 날씨 탓에 빙하가 녹는 것은 단지 인류 비극의 신호탄에 불과하다. 더 무서운 것은 지층 아래에 묻혀있던 엄청난 양의 탄소가 따뜻한 날씨 탓으로 땅이 녹으면서 유출된다는 점이다. 특히 서시베리아의 툰드라 지역의 습지가 해동되면서 임계점에 도달하면 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탄소가 터져 나올 수도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산업화로 인해 생성되는 탄소의 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탄소가 대기를 덮게 되면 산소결핍은 물론 메탄을 생산해 지구의 생명은 급속도로 멸종해갈 것이라는 끔찍한 예고를 내 놓는다. 지구과학자들은 이 같은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난 200년을 '인류세(人類世)'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199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네델란드 대기과학자 파울 크루첸이 지구를 지배한 단 하나의 종(種)인 인간이 행성의 특징을 마음대로 바꿨다는 걸 빗대서 하는 말이다. 책은 1894년 빙하가 녹기 시작한 원인을 밝혀낸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이레니우스를 시작으로 1950년 온실 온난화의 전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찰스 데이비스 킬링 등 기후학 분야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지구가 처한 위험과 재난의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우리의 피부에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80%를 줄여야 한다는 데 이를 감당해 낼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연의 강력한 반격을 막기위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일을 그르치고 환경을 파괴했을 경우 짐을 싸서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달리 갈 곳이 없다. 우리에게는 하나의 대기밖에 없다. 그리고 하나의 행성밖에 없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