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학자가 되짚어본 성형수술의 역사

■ 비너스의 유혹 (엘리자베스 하이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가수 백지영, 모델 현영, MC 붐… 요즘 우리 연예계에서 성형사실을 당당히 드러내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성형에 대한 세간의 인식도 많이 변했다는 말이다. 의료계 역시 성형외과 전문의에 대한 선호도는 급증한 반면 산부인과 등은 정원 채우기도 힘들다는 푸념이 들려온다. 미국 사학자인 저자가 되짚은 성형수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미국에서 성형수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당시 의사들은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위해 성형수술을 집도했다. 1921년 8월 성형외과의사협회도 생겼지만 독립적인 의료 분야로는 인정 받지 못했다.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은 미용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성형외과 의사들을 돌팔이 정도로 취급할 뿐이었다. 성형외과의 위상이 성장한 데는 심리학의 공헌이 컸다. 신체적 결함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환자들을 위해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칼을 사용하는 정신의학'의 지위로 격상된 성형수술은 이후 미국 백인 중산층 여성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급격히 성장한다. 저자는 성형수술의 역사를 통해 성차별, 인종우월주의 등 미국 사회의 문제점도 은근히 비꼰다. 유대인의 코, 흑인의 피부색 등을 묘사하는 데 사용된 용어들은 다분히 부정적이다. 1923년 코수술을 받았던 유대계 코미디언 패니 브라이스, 엄청난 비용을 들여 피부색을 바꾼 흑인가수 마이클책슨 등은 어찌 보면 이런 미국 사회의 희생양일 수 있다는 말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력이 특히 돋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