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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만화 생태계 우리 손에 달렸다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오락문화의 한 축이던 소위 '만화방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요즘 사람들은 만화책을 넘기는 대신 마우스로 스크롤을 내리거나 손가락으로 화면을 내려가며 웹툰을 읽는다. 네이버 웹툰의 월평균 방문자는 1,700만명에 달하고 페이지뷰도 15억회를 넘으며 국민 3명 중 1명 꼴로 웹툰을 즐기고 있다. 명실공히 '국민문화'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을 통해 작가들이 거둘 수 있는 수익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 포털업체들이 웹툰 미리보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배분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일부 스타작가에게 치중되면서 모두가 과실을 나눠 갖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작가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 '웹툰의 유료화'다. '인터넷 만화는 무료'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로부터 직접 원고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만화계는 단행본시장이 급속도로 축소되면서 1,000부 이하와 1만부 이상 히트작인 '부익부 빈익빈'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단행본시장이 유지됐을 때만 해도 인세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익원 자체가 불확실해진 셈이다. 허영만 작가는 "화실을 운영하는 데 한 달에 3,500만원 정도가 필요한데 문하생들 월급 주고 취재비ㆍ식대ㆍ운영비ㆍ세금 등을 떼고 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지난 4월부터 카카오톡의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식객2'를 유료로 연재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만화는 공짜'라는 인식의 장벽이 높다는 방증이다. 박재동 화백은 "음악 저작권 보호처럼 웹 만화시장도 체계를 마련해 유저들이 적은 금액이라도 만화에 정당한 값을 지불한 후에 소비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나 공연을 볼 때는 관람료를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스토리 산업의 근간이 되는 만화에도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말이다. 7080세대들이 젊은 시절 낭만을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았던 만화방은 인터넷 공간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이제는 7080세대의 아들딸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만화를 소중히 보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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