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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칠리페퍼'에 사라지는 고춧가루 매운맛

■ 차폰 잔폰 짬뽕 (주영하 지음, 사계절출판사 펴냄)


한ㆍ중ㆍ중일 세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식 중에 '짬뽕'이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잔폰'은 본래 중국의'탕러우쓰?'에서 유래했고,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고춧가루가 첨가되며 '짬뽕'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짬뽕과 유사한 음식의 분포를 조사하다 말레이어에'짠폰'이라는 말이 있고, 베트남어에도 '짠뽄'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들 지역은 모두 일본이 침략한 지역이거나 식민 통치를 경험한 곳이다. 짬뽕은 일본 제국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동아시아에 음식이나 단어의 형태가 유사성을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민속학 전공 교수로 있는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음식은 주권이나 인권의 문제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정치 경제학의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세계화가 전 세계를 단일한 식품 산업 시스템에 편입시켜 아프리카에서도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맥도날드 같은 다국적 기업의 식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한국 음식이 갈수록 매워지는 이유는 한국의 고춧가루 때문이 아니라 다국적 외식 업체가 전 세계로 퍼뜨린'칠리페퍼'의 매운맛에 압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음식 고유의 매운맛은 자극적인 매운맛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음식이 세계적으로 획일화되는 상황에서 책은 대안적 음식 문화로 지역사회 중심의 로컬푸드(local food) 시스템 복원을 제안한다. 로컬푸드 시스템은 소규모 지역권역에서 주민들 스스로 먹을거리를 생산ㆍ소비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개인과 지역 사회가 연대하고 각기 고유한 음식 문화를 보전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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