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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제2의 별순검' 나오려면

‘별순검’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메디컬기방 영화관’…. 케이블ㆍ위성TV를 자주 보는 시청자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드라마다. 유료방송에 가입해 TV를 보는 독자들이라면 여태껏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케이블 오리지널 콘텐츠다. 케이블TV 방송사, 정확히는 PP(Program Provider)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자체제작 프로그램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별순검’은 시청률 4%를 넘으며 케이블TV 시청률 역사를 다시 썼고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무한걸스’ ‘박철쇼’ ‘재용이의 순결한 19’ ‘리얼스토리 묘’ 같은 오락 프로그램도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른바 새로운 형식의 프로들이다. 지금까지 케이블TV에서 시청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재방이거나 외국에서 구입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경향이 변한 것은 대략 2006년경부터다. PP들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을 활발히 쏟아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콘텐츠, 즉 프로그램의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케이블TVㆍ위성방송ㆍDMB 그리고 서비스 준비 중인 인터넷TV(IPTV)에 이르기까지 다매체 시대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또 각각의 서비스들이 디지털화되면서 채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콘텐츠의 절대 부족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그간 값싸게 구입해 쓸 수 있었던 지상파나 해외 제작 프로그램들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결국 PP도 저작권을 갖고 다양한 매체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기 콘텐츠가 경제성의 원리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PP들의 활발한 자체 제작 움직임은 다양하고 신선한 프로그램들을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뉴미디어에 친숙한 젊은 시청자 계층에서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 미국은 방송 콘텐츠가 콘텐츠 산업의 근간이며 PP의 활발한 제작을 계기로 방송 콘텐츠 산업이 급속히 성장했다. 핵심 문화 콘텐츠 집중 육성과 투자를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새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PP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콘텐츠 산업 육성이 가능하려면 몇 가지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경제성 문제다. 현재의 광고ㆍ수신료 체계에서 PP들이 자체 제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손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규모가 큰 몇몇 PP를 제외한 대다수의 PP가 자체제작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체제작에 적극적인 PP도 지금은 미래에 대한 투자로 생각해 감내하고 있지만 손실이 지속될 경우 자제 제작에 대한 의지는 점차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유료방송 수신료와 수신료 배분의 적정성 등을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할 이유이다. 아울러 새롭게 출범하는 방송통신위에서는 콘텐츠 진흥을 위해 운용했던 그간의 각종 기관ㆍ사업ㆍ기금 등에 대한 효율성 위주의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체 즉 플랫폼 중심으로 다소 편향되었던 정책적 관심이 향후에는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돼야 할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자체 제작을 하는 PP들 또한 보다 신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시청자가 진정으로 공감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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