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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3.0 K스타일 키워라] <3> 세계인 의식주 변화에 초점을

한복·한식·한옥 맛과 멋 살려 '코리아 브랜드' 비즈니스화해야<br>대장금 통해 알려진 음식들 지구촌 입맛 홀려<br>자연미 살린 의상·실용적 온돌도 호평 받아<br>생활문화로 뿌리 내리려면 전통의 세계화 필요




"현지인들은 미끈거리는 식감을 가진 미역이나 치아에 달라붙는 떡 같은 식재료에 대해 맛도 보기 전에 거부감부터 갖는다.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그들이 싫어하는 식감을 피하도록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미국 로스앤젤레스) "대부분의 한국 음식들은 고추를 사용해 맵다. 또 발효음식이 많아 냄새가 강하다."(브라질 상파울루) "너무 한국적인 메뉴는 현지화해야 한다.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바꿔야 한다."(인도 뉴델리)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격월간 소식지 '한류스토리' 최신호에 실린 '맛코리아를 빛내는 세계 속의 한국음식'에 실린 한국음식, 즉 한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우정 어린 충고다. 한식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각 민족들의 특성에도 맞추자는 내용이다.

한류가 세계인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K팝이나 드라마 등 보고 듣는 것에서 나아가 한식을 즐기고 한복 등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세계인들의 일상생활에 K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방식이 세계인들의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식의 기본은 조화와 균형=이른바 '음식한류'의 시작은 지난 2003년 9월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TV드라마 '대장금'으로 본다. 당시 대장금이 방송되고 나서 음식점업계는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궁중요리를 찾는 바람에 음식재료ㆍ요리사를 구하느라 난리를 겪었다. 대장금은 음식이 주소재인 탓에 여러 가지 궁중요리가 나오는데 이것이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주목 받은 것이다. 아직까지 '대장금 수랏상'이라는 메뉴가 남아 있을 정도다. 한국의 드라마가 각국으로 상륙하면서 그에 맞춰 한국문화도 들어갔는데 음식이 대표적이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국산 식품의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전통술 막걸리의 대중국 수출은 2010년 91만달러에서 지난해 141만달러로 늘어났으며 맥주와 라면ㆍ김치 등 식품류의 수출도 활발하다. 대장금에서 시작된 음식한류 열풍은 이후 '식객' '파스타' '신들의 만찬' 등이 흥행하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한식의 흥행비결은 그 조화와 균형, 아름다움에 있다는 평가다. 한식의 기본은 이른바 '약식동원(藥食同原)'이다. '약과 음식은 근본이 동일하다'는 것으로 음식 먹는 것이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몸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은 "한식은 요리뿐만 아니라 그릇ㆍ술의 조화도 중시하는 종합예술"이라고 설명했다.

◇한복ㆍ한옥 등 '한' 브랜드 확산=한식 외에도 한복ㆍ한옥 등 '한(韓)' 브랜드가 확산되고 있다. '패션 한류'의 기본은 한복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한국패션쇼들이 호평을 받고 있고 또 수출도 활발하다. 여기에는 대장금 등에서 나오는 우리의 전통 옷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이어 드라마나 K팝에 나오는 배우와 가수들의 개성 있고 젊은이들의 정서에 어울리는 유행들이 인기를 끌었다. 조효순 한복단체총연합회장은 "한복문화의 생활화와 세계화는 같이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대적인 한복 디자인개발, 디자이너 양성, 패션쇼 지속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돌을 대표로 한 '주거한류'도 무시할 수 없다. 역시 드라마에서부터 관심을 끈 후 그 실용성에서 주목 받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몽골에 이미 한국식 온돌이 전파돼 가동 중인데 이어 올 초부터 부영그룹도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손잡고 한국의 전통 온돌난방 연구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한류 주거문화를 확산시키려는 취지다. 중국ㆍ동남아 각지에 한국의 아파트 등 주택을 짓는 것도 이런 주거한류와 관계된 것이다.

원용기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한류는 이미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발전했고 이는 분화ㆍ확장ㆍ심화의 3단계를 지나고 있다"며 "K팝ㆍ드라마로 시작한 한류가 의식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종목들의 부침에 따라 한국 문화의 전파 속도에 차이가 있고 또 등락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K팝이나 드라마의 일시적인 성공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생활문화의 전파는 사실 쉽지는 않다. 유럽식ㆍ미국식 생활문화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로 퍼진 것은 막강한 군사력ㆍ경제력에 힘입었다. 일본요리나 생활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했고 중국요리의 경우 전세계에 퍼진 중국교포를 배경으로 했다. 한류가 단순하게 흉내내기에는 다소 버거운 상대다.

대장금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한식의 영향력은 제한돼 있다. 일식이나 중식을 비롯, 베트남식ㆍ태국식 요리는 구미 국가들의 거리를 채우고 있지만 한국음식점들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한식을 통해 K스타일을 보급시키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세계음식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의식주 비즈니스화 노력해야=K스타일의 보급은 일단 마니아층에서는 확고하다. 한국 드라마나 K팝 등을 통해 그 안에 포함된 생활스타일이 세계인에게 퍼지고 있다. 대장금처럼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K팝 스타들이 입는 옷을 따라 입는 정도다. 그리고 이런 한류스타들을 흉내 내는 생활습관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이를 확장하는 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역동성을 보여준 한류의 저류를 생각한다면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드라마와 K팝이 보여준 것처럼 전세계에 K스타일을 전파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경쟁력본부장은 "우리 음식산업도 이제 비즈니스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음식이 가진 성격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활문화에 대해 한국의 창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는 점차 세계화와 함께 개성에 대한 존중도 중요히 생각하고 있다. 세계인들이 한류에 열광하는 이것이 독특하고 또 많은 혜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의 장점은 자연친화적인 담백한 맛 때문이다. 의복은 신세대의 첨단을 걷는 것과 함께 그 자연미를 살린 조화로움 때문이다. 그리고 온돌만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에 친화적인 것이 없다.

박길승 고려대 교수(세계한류학회장)은 "한류에는 인류의 보편의 가치ㆍ창조ㆍ역동ㆍ대안의 메시지가 있다"며 "한류를 통해 산업의 가능성과 함께 세계인과의 공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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