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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3월 21일] 과학자를 꿈꾸지 않는 아이들

진병화(한국과학영재학교 교감)

어린 시절 과학자의 꿈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너의 장래희망은 무엇이니”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으레 많은 아이들은 ‘과학자’라고 답했다. 아이들의 꿈속에서 ‘과학’은 세상에 없는 신기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과학계 박태환·김연아' 나와야
세월이 흘러 과학선생이 된 내가 아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묻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개그맨, 영화배우, 의사, 스포츠 선수 등 그들의 꿈은 온통 TV 속의 인기 인물 그리고 큰 수입과 맞닿아 있다. 이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공계 진학 기피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세태가 이렇게 점점 과학을 멀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의 꿈을 가진 어린이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국가가 지속적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동기부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먹고살기에, 눈앞의 성과내기에 급급해 과학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멀리한 탓이다. 박태환이나 김연아처럼, 최지우나 배용준 같은 한류 연예 스타들처럼 과학계에서는 아이들에게 과학도의 꿈을 키워줄 멋진 스타가 없다. 국가도, 국민도 과학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유치원-초등학교-중등학교의 기초과학을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하며 대학의 과학기술교육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 평생 과학기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는 입지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방법도 지식암기가 아닌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하며 전국에 숨어 있는 과학영재 발굴 및 육성에 대한 투자를 국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성급하지 않게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당장 눈앞에 성과가 드러나는 경제성장에만 목을 매고 있을 때 세계는 이미 성장잠재력이 큰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 최고의 연구시설과 우수 과학인력 확보 및 과학과 비즈니스의 연계를 통한 미래 먹거리 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선진국들은 과학이 미래 국가발전의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한다. 아낌없이 투자해야 거둘 인재도, 얻어지는 이익도 큰 법이다. 특히 기초과학은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얻기는 힘들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지식은 훗날 더 큰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기초과학으로 이뤄질 원천기술 확보는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높일 선투자로 모든 산업의 탄탄한 뿌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인프라 투자 절실
때문에 최근 들려온 기초과학 투자를 늘려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 강국을 만들겠다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관련 소식은 어린 시절 과학자를 꿈꿨고 현재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나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학교에서 재미있고 창의적인 과학을 배우고 우주개발ㆍ환경보전 등 거대한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내가 참여해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기여한다면 얼마나 신나고 보람된 일일까. 우수 과학인재 양성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세계적인 첨단 대형 연구시설에서 선진국의 인재들과 함께 연구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과학 인프라가 하루아침에 구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조심스러운 첫걸음이다. 기초과학 육성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 여기에 국민적 공감과 관심이 보태져야 한다. 또한 교육자들은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학자의 꿈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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