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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7] 세계각국 입장과 이해득실(유럽)

◆프랑스 0... 프랑스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노선을 줄곧 비판, 견제해 온 만큼 자연스럽게 케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0% 가까이가 케리 후보의 승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케리 선호 경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부시 대통령에 비판적인 다수 언론의 논조와 지하철 등 공공 장소에서 간혹 눈에 띄는 비난 낙서 등을 보더라도 이런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감지된다. 주요 정당들도 케리를 지지하고 있고 정부 지도자들도 공개 발언은 자제하지만관련 언급을 보면 케리쪽에 마음을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셸 바르니에 외무장관은 최근 누구를 지지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충성이 아닌 상호 존중에 기반한 새로운 동맹이 필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거부속내를 은연중에 드러냈다. 그러나 케리 당선을 전제로 한 대선 후 양국 관계 전망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많은 분야에서 양국간 이견이 노출된 것은 부시 대통령 집권 이전부터의일이고 미국의 현 정책이 내셔널리즘에 기반을 둔 것인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근본 외교 노선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이는 전문가 집단의 냉정한 분석으로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는 유럽과의 공조를중시하는 케리 후보가 집권하면 그 자체로 큰 변화가 되는 데다 양국 관계가 1990년대의 '황금시대'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호전되리란 기대도 높다. (파리= 이성섭특파원) ◆영국 0... 미 대선을 지켜보는 영국 정부의 시각은 매우 조심스럽다. 부시 대통령의 오만한 일방주의에 반감을 느끼는 영국 국민은 압도적으로 케리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영국의 주요 언론도 미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케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케리구하기' 운동을 벌일 정도로 적극적인 가디언지에 이어 파이낸셜 타임스도 케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입장은 미묘하다. 함께 피를 흘리며 전쟁을 벌인 부시 대통령을 등질 수도 없고 중도 좌파의 뿌리를 공유하며 영국의 집권 노동당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지속해온 민주당의 케리 후보를 배척할 수도 없다는데 영국 정부의 고민이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던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중시하는 영국 정부의친미노선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어 총리로서는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지지도 하락의 원인제공자'인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단절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지만 예측을 불허하는 박빙의 선거에서 섣부르게 케리 후보로 말을 갈아탈 수도 없는 일이다.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남의 나라 선거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블레어 총리의 최근 발언에는 영국 정부가 처한 입장이 단적으로 함축돼 있다. 관측통들은 블레어 정부가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부시 재선, 케리 당선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런던= 이창섭 특파원) ◆독일 0... 이라크 공격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독일의 경우 정부와 민간의 다수가케리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간 언론사 등이 조사한 여론 조사들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략과 도쿄 기후협약 비준 거부, 국제 형사재판소 무력화 등 일방주의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부시의 낙선을 바라는 사람이 압도적임을 보여주었다. 정당 차원에선 사민당과 녹색당의 반(反)부시 정서가 강하다. 특히 녹색당 청년위원회는 부시 낙선 운동을 공개 천명하기도 했다. 친미 성향이 강한 보수 야당도여론을 의식, 공화당 후보인 부시에 대한 지지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정부로선 미국 내정 간섭으로 외교적 문제 발생을 우려해 후보 선호는 물론 논평한 일이 없으나 일부 관리들은 케리 당선을 바라는 심경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독일 정부의 대미외교 총책인 카르스텐 포익트 외무부 대미조정관은 케리의 재정 적자 대폭 감축 공약에 대해 "독일 등 유럽 대부분 국가는 물론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지지하는 정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익트 조정관은 물론 "미국인들은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할 경우 결국유엔이나 나토의 승인에 의존하지 않으려 할 것이며, 케리 후보도 이 점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독일은 다자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임을 강조하며 케리 후보가 될 경우 미국의 외교정책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베를린= 최병국 특파원) ◆러시아 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초기 러시아를 위협하는 미사일방어(MD)망 구축문제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등으로 푸틴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를 갖기도 했지만 지난 9.11 테러공격후 '반(反) 테러 공조'를 모토로 가까와졌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부시 대통령에 대해 직ㆍ간접적인 지지 의사를표명해왔다. 지난 6월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 덕분에 미국 경기가 상승세라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원 발언을 쏟아냈다.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 정부가 부시 대통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는 케리 후보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크렘린은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러시아에 대한 간섭이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케리 후보는 선거 유세에 나서 대(對)러시아 정책을 언급할 때마다 러시아의 민주화 및 인권문제 등을 강력히 비판했다. 표도르 루키야노프 러시아 '외교'지(誌) 편집장은 "러시아 지도자들은 부시 진영이 승리하기를 진정 원한다"면서 "케리가 당선될 경우 러시아 국내 문제에 적극개입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방빅의 승부를 앞두고 공식적으론 신중한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 국민의의사를 존중해 새로운 대통령과 협력해 일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모스크바= 김병호 특파원) ◆스위스 0... 스위스 정계는 미 대선에서 공화ㆍ민주 양당 후보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자제하고 있으나 재계를 보면 부시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스위스의 대기업들은 이른바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양대 정당에 대한정치후원금을 합법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집계를 보면 부시 후보에 대한 지원액이 케리 후보보다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시 후보가 세금 경감을 약속하고 있는 반면 케리 후보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부담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기업들이시각에서는 부시쪽이 보다 나은 사업여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풀이다. 미국의 민간단체 CRP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스위스의 세계적인 은행인 UBS의 미국 사업조직을 통해 공화당에 제공한 후원금은 240만프랑(미화 190만 달러)로, 금융기업만으로 보면 5번째로 많은 액수라는 것. UBS와 쌍벽을 이루는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가 양당에 공히 제공한후원금은 190만 프랑이지만 부시 진영에 56%가 제공됐다. 케리 후보가 인프라 투자 확충, 전력공급 부문의 안전도 개선을 약속하고 있어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설그룹인 ABB가 솔깃해할만도 하지만 이 회사가 민주당에 제공한 후원금은 절반에 못미치는 44.2%에 그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유명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34만 프랑 가운데 73%를 부시 후보에 몰아준 이유도짐작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부시 후보가 약품 가격에 대한 정보의 개입 혹은 통제를반대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네바= 문정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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