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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에 추월당한 한국경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에서조차 중국에 뒤지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는 충격적이다. 한국과 중국의 무역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중국은 지난 90년대 이후 의류ㆍ신발 등 저기술 산업에서 우리나라를 추월한 뒤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IT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노동집약산업은 물론 자본 및 기술집약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IT를 비롯한 고기술산업에서는 우리가 중국에 앞서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은 틀린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에 뒤지고 있는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지만, 중국에 매년 막대한 외국자본과 기술이 유입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투자부진과 기술개발의 정체 등으로 산업구조 고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에서는 한 나라의 경제성장이 과거처럼 노동집약산업을 거쳐 자본과 숙련노동력의 축적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자본 및 기술집약산업으로 발전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바로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은 경제개발 초기에는 노동집약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주종을 이루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기술집약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외국인 투자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IT를 비롯한 첨단산업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은 더 이상 신발ㆍ의류 같은 저기술산업에 의존하는 국가가 아니다. 여기에 기술강국 일본까지 감안할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영락없는 ‘넛크래커’ 신세가 되는 셈이다. 최근 일본은 경제회복기를 맞아 해외로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올 정도로 산업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은 뛰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기술개발과 투자면에서 제자리걸음을 함으로써 경쟁에서 낙오할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처지에서 동북아 경제중심지가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규제완화와 노사관계 개선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것만이 우리나라가 중국ㆍ일본의 틈새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하지 않는 길이다. 첨단산업에서는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 있다는 막연한 우월감부터 버리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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