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스타작가'… 이불·홍경택 나란히 개인전
| 이불 '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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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택 '십자가 책형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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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성·순수성을 보라"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작가'… 이불·홍경택 나란히 개인전
조상인 기자 ccsi@sed.co.kr
이불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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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택 '십자가 책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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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위축이 가슴을 멍들게 하지만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문화 전사’들의 소식은 뿌듯함을 안겨준다. 백남준 이후 명맥이 끊겼던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작가’. 그 가능성을 다시 열고 있는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이불(44)과 ‘크리스티의 스타’ 홍경택(40)이 나란히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불, 동시대 역사성으로 보라=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 1997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와 베니스(1999년)ㆍ이스탄불(2001년)비엔날레에서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파리 카르티에재단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었고 5월에는 뉴욕에서 성황리에 개인전을 열었다.
전사라는 이름으로 해외 미술계에 뛰어들었던 그가 냉철한 역사가로 변모해 돌아왔다. 작품이 이를 대변한다.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 들어서면 폴리우레탄을 깎아 만든 구불구불한 구조물이 매달려 있다.
무리하게 추진됐던 근대화의 단면인 고속도로를 형상화했다. 지하1층 전시장의 ‘천지’는 낡은 타일욕조를 가득채운 검은 잉크와 그 속에 비친 백두산의 모습은 아픈 우리 근대사를 상징한다.
자개에 옻칠이라는 전통적 공예방식으로 제작된 신작은 일견 사군자 작품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게 한 최근 사건과 현상을 대상이 아닌 움직임을 통해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관객의 동참을 유도한다. 실재했던 건축물과 도시계획을 조형물에 반영한 ‘인피니티’시리즈는 거울 반사에 의한 반복이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씨는 “한 겹이 현재라면 중첩은 역사가 되고 ‘반사’는 증폭과 강화를 이뤄내기에 반짝이는 소재에 집착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20일까지 전시를 끝내고 내년 10월부터 대규모 세계순회전이 열린다. (02)515-9496
◇홍경택, 상업성 너머 작품성 보라=홍경택에게는 ‘홍콩 크리스티 한국현대작가 최고낙찰가 기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5월 홍콩크리스티 경매에서 ‘연필1’이 추정가 열 배를 넘긴 648만 홍콩달러(당시 한화 약 7억원)에 낙찰됐고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고마운 소식이나 기쁘지 만은 않았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기도 전에 돈으로 먼저 계산할까봐…. 작가로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쉽지 않네요.” 그런데도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개막과 동시에 출품작 40여점에 대한 예약주문이 거의 끝났다. 호당가 80만원 이상으로 미국 뉴올리언스미술관과 경기도미술관 등에 팔렸다.
인기작인 ‘연필’ ‘서재’가 아닌 신작 ‘훵케스트라’시리즈가 대부분. 자유연상으로 전개된 과장된 색감의 패턴의 화려함은 성당의 색유리, 사찰의 단청, 복잡한 만다라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현대예술가들은 영매역할까지 겸한다”는 홍씨의 생각이 종교적 표현으로 반영됐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계인 ‘연옥(purgatorim)’을 전시 타이틀로 십자가 형상의 한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내 건 자화상은 예술의 순수성과 시장의 치열한 경쟁 사이에 놓인 작가의 고민을 보여준다. 22일까지 국내전을 끝낸 뒤 내년 가을에는 MoMA 홍콩지점(내년5월 개관예정)에서 초대전이 열린다. (02)511-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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