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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AtO 시대] <3> 몸을 로그인하다

뇌에 칩 심어 인터넷 접속… 나노봇이 病치료 … BINT 융합 가속

손등에 이식한 RFID로 현관 문 열고 전등도 켜

15년내 24시간 IoT 연결… 인간의 기억 업로드되고 가상현실에서 생활 전망

정보통신기술 강국 한국도 BINT서비스 개발 서둘러야


# 지난해 11월말. 스웨덴 스톡홀롬에 있는 문신 가게에 8명의 손님이 들어갔다. 그들은 손등 피부 밑에 작은 RFID(전자식별시스템) 칩을 심었다. 이들은 RFID 칩으로 집의 문도 열고, 스마트폰의 잠금장치도 풀 수 있게 됐다. 또 아령을 들거나 뛰거나 잠을 자는 등 자신의 모든 행동이 자동으로 저장된다.

# 망막에 칩을 이식해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이고, 달팽이관에 칩을 심어 아무리 주변이 시끄러워도 잘 들을 수 있다. 또 뇌 해마에 메모리 칩이 연결돼 있어 읽은 건 모두 저장되고, 모르는 건 바로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 후 요약한 내용을 알려준다.

# 나노봇이 뇌 속에 들어가 생각과 기억을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고, 생각만 하면 전화도 걸어주고 문자도 보내준다. 여러 나노봇들이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병이 난 곳은 약물을 투여하거나 잘라내고, 부러지거나 약한 곳은 뼈대를 강화하거나 세포를 재생한다.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리지만, 일부는 이미 실현됐고 일부는 길어나 5~15년 이내에 일어날 일들이다. 만물이 하나로 연결돼 통제되는 만물제어(AtO·All to One) 시대가 다가오면서 사람도 사물 또는 인터넷에 빠르게 연결되는 중이다.

손이나 팔 등 사람 몸에 심은 칩으로 신호를 보내 문을 열거나 불을 켜는 사례는 이미 많다. 지원자를 모아 손등에 칩을 심어주는 스웨덴의 기업가이자 바이오헤커인 한스 요블라드는 "조만간 만 명 이상의 손에 칩을 심을 계획이고, 머지 않아 칩을 심는 게 낯설지 않게 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몸을 로그인하면 상당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뇌에 칩을 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뇌에 칩을 심고 생활한다. 아직은 파킨스병 등 치료목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뇌 이식 칩에 대한 연구가 다양한 방향에서 진행 중이다. 기분을 리셋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오감도 강화된다. 칩 이식을 통해 시각과 청각, 촉각 등 감각능력이 향상되면 못 보고, 못 느끼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인텔은 뇌파를 인식하는 센서를 개발해 뇌에 이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자판이나 마우스 없이 뇌파만으로 컴퓨터를 작동하고 TV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연구가 계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모든 사람이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되는 세상이 올 가능성이 높다. 생각만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미 그 시대를 예상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레리 페이지 구글 CEO는 "머지않아 어렴풋이 뭔가를 생각하면 곧바로 확실한 정보를 얻게 되는 때가 올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이식된 칩이 (인터넷과 연결돼 검색을 통해) 궁금한 것에 대해 답을 알려주게 된다"고 확신했다. 스마트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듯 칩 이식이 상식인 시대가 곧 도래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외부와 연결 시켜 주는 매개체로 나노봇을 주목한다. 바이오기술(BT)에 나노기술(N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나노봇이 BT를 넘어선 기술혁명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나노봇 컴퓨터가 몸 속에 들어가 뇌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연결 시켜 주고, 건강도 책임진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박사는 "신경세포보다 작고 저전력의 나노컴퓨터가 곧 등장할 것"이라며 "여러 나노봇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외부와 연결통로가 되고 건강을 살피고 질병을 찾아내 알려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나노봇 분야에서도 한발 앞섰다. X랩을 통해 특정 암을 찾아내는 나노봇을 연구 중이다. 혈액의 세포만한 크기로 혈관 속을 돌아다니며 피 속에 질병을 찾고, RFID를 통해 몸 밖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몸 안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여기엔 암이 걸렸는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도 포함된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지난 27일 역사상 처음으로 살아있는 생쥐의 몸에 나노봇을 넣어 위에 나노입자를 전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나노봇이 숨 쉬는 생명체 속에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사실 레이 커즈와일 박사는 지난 2005년에 "2020년이 되면 나노머신이 의료목적으로 활용되고 나노봇이 환자의 뇌를 스캔하게 된다"며 "2030년에는 인간의 기억이 업로드되고 2040년에는 매트릭스처럼 사람들이 가상현실에서 살게 될 것"으로 예견했다.

커즈와일 박사의 전망이 점점 현실로 나타나면서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미국은 지난 2013년 뇌 이식 연구를 시작하면서 1,1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고, 구글은 나노봇과 인공지능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며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광현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좌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선 많이 뒤졌지만, 강점이 있는 나노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융합서비스를 찾아낸다면 틈새시장에 대한 공략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가령 생명체의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 생물학에 투자하면 제약, 식품, 화장품 등 수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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