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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9월 16일] 중국과 글로벌 경영
입력2009-09-15 17:01:33
수정
2009.09.15 17:01:33
"앞으로는 중국 헤드쿼터에서 일괄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네트워크의 인사ㆍ기획ㆍ재무 업무를 총괄할 계획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모 대기업 중역이 최근 기자와의 사석에서 한 말이다. 세계 유수 대학에서 박사학위나 MBA는 기본이고 변호사ㆍ재무분석사(CFA) 등 각종 자격증을 소지한 인재들이 중국에 즐비한데 구태여 한국에서 비싼 돈 들여가며 사람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0년 가까이 중국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해왔다는 이 임원은 급성장하는 거대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기회와 성공을 꿈꾸며 글로벌 인재들이 점점 더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한다.
인재 활용 측면은 물론이고 금융권의 풍부한 자금지원 능력, 거대 시장을 배후로 한 글로벌 사업 기회 등 여러 요소에서 중국이 글로벌 헤드쿼터로서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현장 방문으로 화제가 됐던 STX의 중국 다롄 조선소는 전체 투자금액(17억달러)의 60%가량인 10억달러를 현지 은행에서 조달했다.
한국의 선도 기업들은 이미 올해부터 중국 본부를 명실상부한 헤드쿼터로 키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일례로 SK는 한국 근무자의 중국 파견제도를 없애고 기존 중국 주재원들도 소속을 중국 법인으로 바꿔버렸다. 중국이 글로벌 경영환경에 있어 한국보다 우월한데 한국에서 주재원을 내보낸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매력적인 이유는 또 있다. 성(省), 시(市) 등 각급 지방정부가 나서 각종 감세 혜택을 주며 적극적인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다보스포럼을 유치한 샤더런 다롄 서기장은 한국 기업 유치를 위해 6번이나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해부터는 서울에서 '다롄 주간 행사'를 만들어 경제는 물론 문화 교류의 장을 매년 열고 있다.
샤 서기장은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인텔의 부사장이 급하게 본국에 갈 용무가 있다고 연락이 와서 2시간 만에 전세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기업하기 좋은 원스톱의 행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협력을 위해 한국을 찾는 상당수 중국 지방정부 인사들은 한국의 중앙 공무원은 물론 지자체 인사들도 만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한국의 차세대 지도자들은 한국 정부가 말로는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하면서도 행동은 굼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중적 모양새는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편견으로 나타나며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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