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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치솟는 물가에 내수 위축 조짐… 인플레 재연 우려 커졌다

야채값·서비스료·주거비 등 급등<br>춘제기간 폭죽 사용량 37% 줄어<br>돼지고기값 상승세 '경계' 수준<br>"체감물가 이미 인플레 진입"


지금 베이징은 춘제 연휴가 막바지에 달했는데도 여전히 폭죽 소리가 요란하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죽 소리에 밤새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래도 올해 폭죽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춘제 전 5일간 베이징에서 팔린 폭죽은 모두 26만 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만 상자에 비해 37%나 줄었다.

해마다 춘제 때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던 폭죽이 줄어든 이유는 뭘까. 연초 중국 중동부 지역을 뒤덮던 최악의 스모그에 폭죽놀이를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오르는 물가와 집값에 중국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폭죽 놀이에 가난해진다는 펑펑치용(砰砰穷)이란 말처럼 춘제의 전통인 폭죽놀이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중국 서민들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중국의 물가가 심상찮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야채 값, 서비스 요금 등에 서민들의 등은 휜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내며 통화정책을 조심스럽게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체감 물가는 이미 인플레이션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베이징 3환로와 4환로 사이에 위치한 간이 세차장. 지난해 12월 50위안이면 내부 세차까지 깔끔하게 해 주던 세차비가 지금은 100위안을 넘었다. 전기, 가스 가격 등 생활 물가가 오르는데다 노동력 공급 증가 속도까지 둔화되며 중국의 서비스 가격은 계속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다 주거비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베이징 고급 영어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1년 과정이 지난해 2만8,000위안에서 올 하반기 3만5,000위안으로 오를 예정이다.

베이징 외곽인 5순환로 밖의 월세값도 2011년 평균 2,600위안, 지난해 연초 3,400위안에서 현재는 4,000위안으로 올랐다. 최근 시진핑 총서기가 베이징 택시 기사들과의 면담에서 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택시 등 공공요금도 조만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터드 은행은 올해 중국의 서비스 물가가 2.3% 상승하고 내년에는 3.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인플레이션의 척도 중 하나가 중국인의 주식인 돼지고기 가격. 지난 2011년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많은 경제분석가들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꼽기도 했다.

경제관찰보는 현재 돼지고기의 가격의 상승세를 '경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2.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돼지 고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차터드 은행은 옥수수 가격 상승세 등으로 인한 돼지 사육 감소는 1년 후 돼지고기 공급 감소로 나타나 가격을 대폭 상승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내 양돈 전문가들은 올해 돼지 값이 춘제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공급이 늘어나며 3ㆍ4월 예년 수준을 되찾은 후 10월 국경일을 전후해 다시 상승세를 타는 'U'자형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돼지고기의 가격 상승은 소ㆍ양 등 다른 육류의 가격에도 바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리궈샹 중국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소와 양고기의 가격이 대폭 상승했고 돼지고기의 2배를 넘어섰다"며 "연간 2,000여만톤이 넘는 소비를 하고 있는 소와 양의 가격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차터드 은행은 올해와 내년 중국 CPI내 식료품값 상승폭이 각각 7.5%, 9.1%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경제망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월 CPI는 기저효과를 보였던 1월(2%)과 달리 전년동기대비 3% 이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4%까지도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래저래 2011년 여름의 인플레이션이 재연되는 신호가 보여지고 있는 셈이다.

새 지도부의 출범을 앞두고 중국에서는 국방대 류빙푸 교수의 책 제목인 중구어멍(中國夢)이 화제다. 고성장을 바탕으로 주요2개국(G2)으로서 당당히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중국인들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의 인플레이션이란 적은 중구어멍의 발목을 잡는다.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국 새 지도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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