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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지원,기획·관리에 중점/주요임원들 모두 “깐깐한 사람들”정평
입력1997-02-12 00:00:00
수정
1997.02.12 00:00:00
한상복 기자
◎일부공장 건설작업 백지화 가능성까지/한보 기술직 임원 새 경영멤버로 동참도포항제철의 한보철강 지원은 우선적으로 경영기획과 관리 등 「브레인」부문에 집중된다. 이는 포철(계열사)에서 선발된 신임임원들이 대부분 한보철강의 기획조정·제철소장·총무·구매·영업 등 주요 포스트에 임용된 데서 엿볼 수 있다. 손근석 사장을 비롯해 이재운 부사장(제철소장), 김동식 부사장(건설본부장), 고창현 전무(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임원들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란 게 포철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 꼼꼼한 임원진을 보내 문제점투성이로 알려진 당진제철소를 제대로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포철의 이같은 방향설정은 당진제철소의 전면적인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진제철소가 설계는 물론 기초공사와 인프라 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뿌리부터 차근차근 손을 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임 손사장도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달안으로 당진제철소에 대한 1차평가를 실시해 건설이 진행중인 공장의 완공 필요성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당초 정태수 총회장 체제 아래서 착수됐던 일부 공장의 건설작업이 면밀한 검토를 통해 백지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포철의 「브레인 위주 경영지원」결정에는 과거 한보그룹의 당진제철소 경영관리에 대한 불신감이 깔려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포철 관계자도 『철강의 기본을 알고 사업을 벌였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여서 경영관리 능력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철은 당진제철소가 완공되면 한보철강의 생산능력이 조강기준 7백만톤에 이르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한보그룹측이 주장하던 9백만톤보다 2백만톤이나 적은 것이다. 철강업체의 생산능력을 헤아릴 때는 조강(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단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통례인데, 한보는 그동안 제품별 생산규모를 모두 합쳐 이중삼중으로 계산을 잡는 상식밖의 경영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포철은 한보그룹이 한보철강의 업무영역에 한보철강판매·(주)한보·한보에너지 등 계열사를 복잡하게 얽어놓고 「그룹매출액 부풀리기」를 해왔기 때문에 이들간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한보철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포철은 과거 한보의 경영능력은 믿지 않지만 현장 기술인력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한보가 지난 95년 1단계 공사를 마친 뒤 조업기술을 상당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데다 지난해 포철의 기술지도를 통해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함께 일하기가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포철은 안정준부사장을 비롯한 12명의 기술직 한보임원을 새로운 경영멤버로 참여시켰다. 조업의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는 게 포철의 설명이다.
새로운 경영진이 이달말께 발표할 당진제철소 1차 평가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평가여하에 따라 당진제철소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재조정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장부상 투자액과 실제가격 비교평가를 통해 정총회장 일가의 자금유용 여부가 「전문가적 시각」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공사발주나 설비도입 과정에서 자금이 유용됐다면 이를 회계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정부·채권은행단·포철 등 3자가 머리를 맞대고 결정을 해야 한다. 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새나간 자금의 규모가 클 경우 제품의 원가산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포철의 한보철강 경영지원 행로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첩첩산중으로 깔려있다. 당진제철소가 항만 및 용수, 도로 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 지반공사도 부실해 공장가동만 정상화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포철이 채권은행단 및 정부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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