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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방 전시회' 경쟁력 없다

지난 1월 홍콩 월드부티크에 서울 패션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홍콩의 전시컨벤션을 방문했다. 홍콩무역발전국 임원이 했던 얘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홍콩정부는 해외바이어 유치를 위해 바이어에게 항공료까지 지원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투자하는 노력을 기울여 월드부띠끄를 3만여 명의 해외업체 및 바이어가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명색이 세계 11위 교역국인 우리나라의 전시회를 비교해 볼 때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게다가 홍콩 국제공항근처에 아시아 월드엑스포 전시장을 완공하고 새로운 전시기획사업도 추가로 추진 중에 있다는 얘기는 아시아의 전시회가 모두 홍콩으로 옮겨 갈지 모르겠다는 우려감까지 들게 했다. 이렇듯 홍콩이 국가차원에서 전시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전시산업이 개별 홍콩기업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란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시참가 바이어의 평균지출액은 1,424달러로 관광객의 646달러에 비해 2배 이상이 높다고 한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전시컨벤션을 통해 구축되는 관련 인프라 및 부가가치와 국가 이미지 등 그 총체적 가치를 고려해 보면 홍콩이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시컨벤션 산업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지정하여 육성하고 있다. 카지노의 도시인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전시컨벤션 도시로 변모하고 있고, 전시 선진국인 독일엔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해외바이어가 찾아 오고 있다. 홍콩의 경우에도 16여개 UFI(국제 박람회 연맹) 인증 전시회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전국 10여개 전시장에서 매년 300여개 전시회가 열리고 있기는 하지만 전시 면적과 관람객 수 등 전시규모 뿐만 아니라 인프라 측면에서 아직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시회는 대부분 내수 위주의 전시회로 개최돼 외국기업이 거의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치한 해외바이어 수도 한해 고작 1만5,000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해외 바이어 규모면에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300여개의 국내 전시회가 홍콩 전시회 1개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시 컨벤션이야말로 진정한 블루오션으로 이제는 주목 해야 한 산업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정부차원의 장기적인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시와 관광 등 관련업계 모두가 일관된 제반인프라 정비를 통해 해외바이어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계속 찾아 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민선 4기 출범 후 서울시가 2010년까지 외국 관광객을 600만명에서 두 배인 1,200만명으로 늘리고, 9대 컨벤션 도시에서 5대 컨벤션 도시로 레벨업 하는 등 전시컨벤션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마스터 플랜을 밝힌 바 있다. 또 정보통신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산발적으로 열려온 5개의 유사 전시회를 통합해 한국정보통신대전(KOREA IT쇼)이라는 세계적인 대형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 인바운드 해외바이어 유치 비중을 대폭 확대, 국제적인 대형전시회로 육성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통합된 전시회에 보다 많은 외국기업 및 해외바이어를 유치해 세계적인 국제급 전시회로 키워 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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