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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국방·방산 업무' 법률자문 선도

■ 뉴엔진 인 로펌 <3> 세종 국방·방산팀

軍 법무라인·국방 전문가 주축… 방산비리 합수단 사건 도맡아

조달시스템 개선사업도 이끌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

법무법인 세종의 국방·방산팀 변호사들이 27일 서울 중구 회현동 사무실에서 방위산업분야 선두 주자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창화·조인형·이동률 변호사, 김무언 미국 변호사, 배호근 변호사, 김두식 대표변호사, 고석 변호사. /권욱기자

정보기술(IT)업체 S사는 지난 2004년 국방부와 '해군의 지휘통제체계를 자동화한 C4I 체계'를 확충하는 사업 계약을 맺었다. 사업을 무사히 마무리한 2007년 잔금 70억원을 국방부에 청구했다. 이 단순한 대금 청구는 6년에 걸친 소송전의 시발점이 됐다.

국방부는 청구가 들어오자 과거에 S사와 진행했던 다른 사업 과정에서 잘못 지급한 대금을 빼고 10억원만 주겠다고 버텼다. 2000년대초 자동화방공통제체계 개발사업에서 S사의 잘못으로 61억원이 과다 지급됐고 이는 2006년 감사원 감사에서 입증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S사는 국방부(피고는 대한민국)를 상대로 물품대금청구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항소심부터 S사의 구원투수로 나선 법무법인 세종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꼼꼼히 검토해 잘못된 지적이 있었음을 찾아냈다. S사의 무리한 요구 내지 과실로 부풀려졌다는 비용을 분석해보니 국방부의 전략적 판단 등으로 빚어진 결과였던 것이다.

세종은 이런 점을 적극 설명해 2013년 파기환송심에서 S사가 물어야 할 액수 61억원을 1억원까지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세종의 승소는 국방 관련 소송에서 정보력과 전문성의 차이로 국방부를 상대로 승소하기 어렵다는 점, 감사원 감사 결과라는 또 다른 장애가 있었던 점 등을 모두 극복한 쾌거라 법조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로펌 시장에서 국방·방산 분야는 아직도 '미개발 지대'로 불린다.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군의 특성상 민간 변호사가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인 데다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로라하는 대형 로펌에서도 국방·방산 전문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세종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방산·국방조달 분야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S사 사례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14명 규모의 국방·방산 전문팀을 꾸렸다.

국방·방산팀은 지난달에 본격적으로 가동했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방 분야의 뿌리 깊은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발족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 관련 사건을 5건이나 맡은 것이다. 합수단에서 착수한 사건이 10건이 채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종의 수임 실적은 두드러진다.

국방·방산팀은 이 밖에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방산 물품을 조달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의 자문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군수품 납품 지체상금, 국가유공자 등록, 국유재산 반환 등과 관련된 소송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세종이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엔 의욕적인 인력 투자가 있었다. 지난달 법무법인 화우에서 영입한 고석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예비역 준장)이 대표적인 예다. 고 변호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사법고시를 합격한 이력을 갖고 있다. 국방부 검찰부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방위사업청 법무지원팀장, 육군본부 법무실장 등 군 법무라인 요직을 두루 거쳐 국방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같은 시기 세종에 입사한 조인형 변호사 역시 공군군사법원 심판부장, 군수사령부 법무실장, 작전사령부 법무실장 등의 경력을 자랑하며 특히 함정사업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국방·방산 전문팀엔 강신섭 대표변호사와 김두식 대표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세종 관계자는 "로펌의 특정 팀에 대표변호사 두 명이 동시에 포함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세종이 국방·방산팀 육성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방·방산팀의 활동은 주로 형사 사건 등 송무 영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세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기도입, 군수품 조달 과정 등에서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국방 분야 국제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까지 기여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강신섭 대표변호사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방산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점차 국방 업무의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가 개선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민간 변호사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자문과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국방 분야 법률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세종은 이 과정에서 양질의 법적 서비스를 제공해 각종 국방 사업의 투명성 제고에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국방조달, 무기체계연구개발, 군사작전과 관련된 법적 쟁점, 군사적 의사결정 과정 등 거의 모든 국방 분야에 외부 전문 법률가를 폭넓게 참여시키고 있다.

김두식 대표변호사는 "국방 분야 국제 거래에 있어 국제중재·통상 분야에서 축적한 세종의 노하우를 활용해 불합리한 계약을 미연에 방지하고 드론과 같은 신규 무기체계 구축에서도 법률 서비스를 지원해 국방분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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