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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월 27일] '베이비붐 세대' 쓰나미 오나

김용하(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우리 인간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존재이지만 트렌드를 읽으면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은 누구나 한마디하는 명확한 트렌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안하지 않고 계획을 세우는 일은 너무 허다하다. 최근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의 쓰나미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인구구조에 있어서 쓰나미 같은 존재가 베이비붐 세대이다. 2010년 본격적 은퇴 시작될것
2차대전 참전국들의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보다 약 10년 정도 빠르게 시작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6ㆍ25 전쟁 이후 지난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 이전에 태어난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다. 이 기간에 태어나 현재 생존하는 인구는 700만명이 넘고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15%를 점하는 최대 인구집단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일단 규모가 큰 관계로 끊임없는 생존경쟁에 시달리면서도 경제성장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실제적으로 현대화된 제1세대이다. 소비의 상징인 마이카와 아파트 시대가 사실상 이들부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이 움직이는 곳은 항상 북적거렸다. 거리에 차가 넘쳐났듯이 이들의 소득수준에 따라 아파트 평형도 넓어졌다. 음식점ㆍ술집도 이들의 취향에 따라 변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는 인사적체가 심화됐다. 이들 때문에 피라미드형 수직적 조직이 다이아몬형 내지 수평형 팀제로 바뀌어야 했다. 우리나라 현재의 리딩그룹인 이들 세대가 이제 쓰나미처럼 노동시장을 빠져나가게 된다. 평균 정년이 55세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10년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인력부족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인사적체가 풀리면서 만성적인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되고 조직구조가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일본에서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가 은퇴하면서 대졸 실업문제가 일소된 사실로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들 세대가 은퇴하면 이들에 대한 경제사회적 부양부담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이들은 1988년 시작된 국민연금에 30년 가입할 세대들이다. 수급자 수도 많지만 연금액 수준도 높다. 국민연금의 급여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의 최대수혜자로 역사에 남겠지만 재정악화의 주범이 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강보험도 남의 일이 아니다. 이들이 고령자로 들어서면 보험급여 지출도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들 세대를 받쳐줄 신세대 인구는 점차 적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5년 이후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감안할 때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2020년께는 신규 노동시장 진입 인력은 극단적으로 최저선이 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65세 노인이 된다. 초저출산 문제의 해결고리가 극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한 2040년대까지 이러한 극단적 불균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李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지구상의 에너지 및 자원고갈 문제가 이 시기에 심화되는 것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력도 점차 감퇴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상황이지만 우리의 대응은 지지부진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저출산ㆍ고령화를 최우선 국정 어젠다로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저출산ㆍ고령사회위원회를 대통령이 직접 챙길 수 있도록 격상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것이다. 한편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국가경쟁력 제고와 함께 국가미래 설계의 중심에 있지만 일회성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러서는 큰 의미가 없다.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종합대책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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