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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예대마진 줄여 기업부담 덜어줘야
입력2007-05-22 17:39:31
수정
2007.05.22 17:39:31
1ㆍ4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집계 결과 제조업과 금융업의 수익이 크게 대조를 보였다. 제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 9.6% 늘어나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기업수익의 잣대라고 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6.8%로 지난해 수준을 겨우 유지했다. 개선 기미를 보이던 재무구조도 다시 나빠져 제조업 전체 부채비율은 87.5%로 지난해 말보다 3%포인트 올라갔다. 특히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ㆍ롯데ㆍ한진 등 7개 그룹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나 줄었고 LG는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적자를 냈다.
반면 은행ㆍ보험 등 금융업은 영업이익이 34.5%, 순익은 무려 59.1%나 늘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석 달 새 순익규모가 무려 1조1,825억 원이나 됐고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9,598억 원, 8,870억 원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고유가ㆍ고금리ㆍ원고(高) 등 이른바 3고로 고전한 데 반해 금융업은 고금리 속에 더욱 벌어진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수입, 펀드ㆍ현금서비드 등 각종 수수료 수입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도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므로 수익을 많이 올렸다고 해서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은행 영업방식이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입 등 후진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해 금융소비자들이 비싼 비용을 대신 치르고 있다. 좁은 시장을 놓고 벌이는 과당경쟁의 피해도 적지않다.
최근의 고금리 현상은 한국은행의 지준율 인상과 대출 축소 등의 영향이 적지않다고는 하지만 은행들이 스스로 조장한 측면도 없지 않다. 은행들은 대출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를 대거 발행, 금리인상을 부채질하고 이는 곧 서민가계와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은행들의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은 경제적 약자인 서민가계와 중소기업들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주주 이익을 위해 수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수익증대로 원가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이제는 대출금리와 각종 수수료율을 낮춰 국민경제에도 기여해야 한다.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기업과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금융 당국도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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