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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사태' 경기 여주, 솔숲 사이 '연분홍 치마' 봄바람 타고 하늘하늘

세종·소헌왕후 합장된 영릉… '진달래 동산' 꽃구경에 푹~

원효대사가 창건한 신륵사선… 남한강 굽어보는 정취까지

내일부터 여주 도자기축제 가마 불지피기 체험 등 재미

영릉으로 들어가 왼편 둔덕으로 접어들면 진달래 동산이 나온다. 숲을 이룬 소나무 아랫도리는 온통 연분홍 진달래에 파묻혀 있다.

여주 신륵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강변에 위치한 사찰이다.

''홍원막국수'' 식당의 막국수.

떠날 때부터 찌푸린 하늘에는 빛이 비집고 나올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비가 내리기 전에 한 군데라도 더 돌아볼 요량에 마음만 급했다. '복 받은 땅' 여주라더니 취재 온 기자에게도 그 복록은 통했다. 물기를 머금어 배가 처진 먹구름은 용케도 오전까지는 비를 참아주었다. 오전에 진달래 사태가 난 영릉을 취재하고 나자 비는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영릉(英陵)의 진달래=영릉은 조선 제4대 임금 세종과 왕비 소헌왕후가 합장된 능이다.

세종대왕의 위대함과 그가 묻힌 왕릉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려면 능의 곳곳을 두 발로 또박또박 걸어 섭렵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영릉을 찾은 독자라면 역사탐방에 앞서 꽃구경의 여유를 즐겨야 한다. 영릉으로 들어가 왼편 둔덕으로 접어들면 숲을 이룬 소나무 아랫도리는 연분홍 진달래에 파묻혀 있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연분홍 꽃 사태는 농밀해진다. 진달래 사태는 영릉으로 향하는 내리막길 200m 전에서 절정을 이룬다. 진달래 동산을 내려오면 조선왕릉 중 한 봉분에 다른 방을 갖춘 최초의 합장릉인 영릉이 보인다. 영릉의 배치는 국조오례의에 따라 만든 것으로 조선 전기 왕릉 배치의 기본이 됐다.

기록에 따르면 1446년(세종 28)에 세종의 비 소헌왕후가 승하하자 경기도 광주(현재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헌릉의 서쪽에 쌍실의 능을 만들었다. 이때 오른쪽 석실은 세종의 사후를 위해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세종이 승하하자 합장했다. 능은 1469년(예종 1)에 이곳 여주로 옮겨 왔다.

기존의 왕릉에는 난간석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해 방위를 표시했는데 영릉은 이를 간소화해 십이지를 문자로만 표시해 놓았다. 입지는 풍수사상에 따라 주산을 뒤로 하고 산의 중허리에 봉분을 조영했으며 좌우 측에는 청룡·백호를 이루고 남쪽으로는 멀리 안산인 북성산을 바라보고 있다.

영릉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해시계 자격루,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 등 각종 과학기구를 복원해 놓았다. 세종전시관에는 여러 가지 유물과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을 잇는 산책로는 소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데 올해는 이달 11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개방한다.

◇신륵사=점심을 먹고 신륵사에 당도하자 제법 굵은 빗줄기에 바람까지 몰아쳤다. 이미 중춘(仲春)이라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하지만 습기를 품고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스산했다. 게다가 신륵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강변에 위치한 사찰인 까닭에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만치 않았다. 신륵사를 등지고 남한강을 굽어보는 강월헌에 올라서자 바람은 한층 거셌다.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효대사의 꿈에 흰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지금의 절터에 있던 연못을 가리키며 신성한 가람이 설 곳이라고 일러준 후 사라졌다고 한다. 그 말에 따라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 했으나 뜻대로 잘되지 않았다. 원효대사가 7일 동안 기도를 올리고 정성을 드리니 아홉 마리의 용이 연못에서 나와 하늘로 승천한 후에야 그곳에 절을 지을 수 있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신륵사는 고려 우왕 2년(1376년)에 나옹선사가 입적하면서 유명해졌고 조선시대에는 영릉의 원찰이 되면서 또 한번 중창의 기회를 맞았다. 현재 신륵사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다층석탑(제225호), 다층전탑(제226호), 보제존자석종(제228호), 보제존자석종비(제29호), 대장각기비(제230호), 보제존자석등(제231호), 조사당(보물 제180호)과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극락보전(제128호), 팔각원당형석조부도(제195호) 등이 있다.

◇제27회 여주도자기축제=여주도자기축제가 이달 24일부터 5월17일까지 경기도 여주 신륵사 관광지 일원에서 펼쳐진다.

'도자천년, 물결따라 행복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도자기 감상은 물론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도 있다. 이 밖에 각종 전시 및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자기 흙 밟기 체험을 비롯해 물레 체험, 칠보도자기 액세서리 만들기 등 도자기를 소재로 한 체험이 풍성하다. 전통가마 불 지피기, 다도 체험, 달마그림 그리기 등 이색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여주도자기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벽에 도자접시를 던지는 전국 도자접시 깨기 대회.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도자접시 깨기 대회는 축제기간 중 폐막일 하루 전까지 23일간 열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한 사람당 접시 2개를 벽에 던져 깨고 접시 1개마다 제일 큰 파편 길이를 재서 기록한다. 가장 짧은 길이의 기록이 참가자의 성적이 된다. 성적에 따라 시상금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격년으로 열리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도 24일부터 5월31일까지 38일간 여주 신륵사 관광지 일원 전시장과 도자세상 등에서 개최된다. 세계의 도자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글·사진(여주)=우현석객원기자

■맛집 '홍원막국수'

맛 좋은 편육과 함께 달콤한 막국수 드세요

여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여주쌀로 지은 한정식과 막국수를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천서리 근처에 타운을 이루고 있는 막국수 식당들은 오래전부터 명성을 얻고 있다. 홍원막국수는 천서리의 터줏대감은 아니다. 하지만 후발주자임에도 원조 격인 천서리막국수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천서리막국수에 비해 매운맛이 덜하고 달콤한 편이라 자극성이 강한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막국수에 앞서 먹는 편육도 맛이 괜찮다. 비빔막국수·물막국수 모두 7,000원이며 편육은 1만4,000원이다.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 606. (031)882-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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