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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은 금융당국에 있다

"올해도 잘하겠다고 며칠간 언론사에 인사 드리고 다녔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올 초부터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이래도 되나 싶고."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의 용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사장은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빨리 됐으면 하고 진심으로 하는 행동"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사장의 전격적인 사의표명이 금융권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승인을 위한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외환은행 인수승인에 대한 여론의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는 사장, 한발 나아가 회장의 퇴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부 갈등설 등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의 핵심관계자는 "업계에서는 2월이면 당국이 승인을 내줄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 "이번 일은 향후 시간이 지나면 실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초지종이야 어찌됐든 이번 일의 핵심은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승인으로 모아진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나 측에서 이렇게 몸달아 하는 것은 2월에도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매수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승유 회장도 이 같은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외환위기의 마지막 상처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환은행 인수승인에 대한 당국의 판단이 늦어지면 다시 한번 외환은행이 외국인에게 넘어갈 소지가 있다.

공교롭게도 김종열 사장의 사퇴 발언이 있었던 날 SC제일은행은 행명을 SC은행으로 바꿨다. '조(조흥)ㆍ(상업)ㆍ제(제일)ㆍ한(한일)ㆍ서(서울)'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제일까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외환은행을 또다시 외국인에게 넘겨줄 것인가. 무엇이 국익을 위하는 것인지 당국이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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